<보도자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성명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의 보고서 공개에 대한 입장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는, 법조계의 자제요청과 다수 여론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어제 긴급조치 위반사건에 관여한 판사 실명이 포함된 보고서를 예정대로 공개하였다.

과거사위의 설립과 활동근거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은 우리의 과거사를 법적 처리가 아닌 진상규명과 화해를 통한 역사적 평가로서 털어내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의 결과이다. 그런데 과거사위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잣대로 과거를 평가하면서, 여론몰이식으로 유신헌법 등 당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판한 판사들이 판결을 잘못하거나, 유신정권에 협조한 인물처럼 일괄하여 발표하는 것은, 판사 개인에게 역사적 책임을 묻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고, 과거사의 설립목적인 진실․화해정신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국민간의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는 것이다.

한편 이번 과거사위의 보고서 공개에 있어, 대통령 보고 전에 조사내용 공개를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명예훼손에 대해 형사처벌하는 과거사법에 저촉되는 범죄행위가 발생하였고, 국민화해와 민주발전을 위한 경우 등에 보고서 일부내용을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는 과거사법을 따르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또 과거사위가 모든 긴급조치 판결을 과거사로 규정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의 측면에서 긴급조치 사건과 같은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을 진실규명의 범위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과거사법의 입법취지에도 반한다. 

또한 과거사위의 보고서에 판사 이름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거나, 이런 일은 별 일이 아니고 과거사위의 목적을 수행한 것일 뿐이라는 과거사위측의 주장은, 국민을 위한 국가기관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서는 타인의 명예 등 인권침해는 전혀 돌보지 않는 과거 권위주의 정부시절 권력기관의 모습이나 다를 것이 없다. 과거사위가 이번 긴급조치 사건으로 온 나라를 소란스럽게 한 후 문민정부 출범 이전에 발생한 국가보안법이나 집시법 사건 등을 역시 과거사로 보아 관련 판사의 명단을 공개하는 등의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진실규명과 화해를 목적으로 하는 과거사위가 상당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공개를 강행한 것은 국민의 의사에 거역하고 법치주의도 무시하겠다는 것이므로, 이제 과거사위는 더 이상 국민의 혈세인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으로서 더 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어 즉각 해체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07.  2.  1.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www.siby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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