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2007. 4. 19. 안보전략연구소(소장 홍관희) 주최 시국강연회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사무총장이 주제발표한 내용입니다.

한미FTA협상을 바라본 법조인의 시각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이하 시변)은 지난 4. 2. 타결된 역사적인 한미FTA협상에 관하여, 우리나라가 처한 제반 상황에서 시장개방은 미래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한미FTA협상 자체에 관하여는 기본적으로는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한미FTA협상 중 법률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시변은 엄청난 자력과 경험을 앞세운 영미로펌에 법률시장을 고스란히 내준 독일,프랑스의 실패사례와 18여년간 법률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하였던 일본의 성공사례, 법조인력 과다충원 및 사법개혁에 따른 법조계의 내부적 어려움 등을 들어 최소한 10년간 점진적 개방론을 제기하였습니다. 이는 대한변협의 이전 집행부(천기흥 전회장)의 입장과 같은 내용입니다.

따라서 이번 한미FTA협상에서 5년간 3단계로 법률시장을 개방하는 내용은, 시변과 대한변협의 종전 주장에 비하여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또󰡐민주사회실현을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측이 제기함으로써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된 투자자-국가정책 상대소송(ISD)의 문제점 등에 대하여도 시변의 입장에서 이를 검토할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런데 새로 출범한 대한변협의 집행부(이진강 회장)는 이번 한미FTA협상에 관하여도 아무런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없었습니다. 특히 대한변협 사무총장(김현 변호사)은 어느 일간지(한국일보 4.3.자 제5면)에 󰡒변호사 업계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법률시장 개방에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변호사 수 증원 등을 통해 국내 로펌들이 경쟁력을 쌓아온만큼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망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 대한변협측의 전망은 시변과 전 대한변협 집행부의 입장이나, 작년 국내 6대로펌이 법무부에 법률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입니다. 또한 그동안 법률시장 개방문제에 ‘강건너 불구경󰡑하였던 일반적인 변호사들의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이번 한미FTA협상으로 법률시장이 크게 타격을 입게되었다는 것이 언론이나 전문가 등의 일반적 시각입니다. 또 미국로펌에 사건을 빼앗기는 국내 굴지의 로펌이 중소로펌이나 개인사무실의 사건에 대하여 공세적인 수임활동을 하게 된다고 봅니다. 또 미국에서 변호사자격을 딴 5,000여명의 내국인 변호사가 법률시장에 몰려오는 등 연쇄적․폭발적 위기상황이 발생할 것이 우려됩니다. 이들은 TV드라마에서 국제변호사라는 명칭으로 성공한 젊은 변호사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소위 군소로펌이나 개인변호사들은 대형마트와 체인형 편의점에게 손님을 빼앗기는 동네슈퍼나 가게의 신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도 더욱 큰 문제는 아직도 상당수 변호사는 ‘강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대한변협은 그간 국민들로부터 직역이기주의로 지탄받는 로스쿨법안 반대의 입장만을 밝혔을 뿐이고, 송두환 헌재재판관 임용에 따른 현 정권의 집요한 코드인사 문제, 국민의 의사에 반하여 결국 발의유보가 된 대통령 4년연임제 개헌문제, 헌법상 보장된 3심제를 무시한 대법원의 항소심 기각방침 발표,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판사에 대한 변호사의 전화통화 금지방침 발표 등 굵직한 법조현안에 관하여도 대한변협은 아무런 입장표명이 없었고, 이에 대한 제대로된 해명도 없었습니다.

현 대한변협 집행부는 민변측에서 미는 후보측에게 압도적 승리를 거두어 당선되었기에, 대다수 법조인들이 안심하고 기대하였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대한변협 회장정권을 비판감시하여야 할 대표적 시민단체인 대한변협의 현재 소심하고, 무능한 모습은 현 정권의 재집권야욕으로 온갖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행태를 자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대선국면에서 극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시변은 현 대한변협 집행부에게 이번 한미FTA문제를 포함하여 그간 소극적이고 무능한 태도에 강력하게 경고하는 의사를 전달하였습니다. 또한 시변 소속 변호사들에게 한미FTA와 그 법률시장 개방에 대하여 어떠한 입장인지, 또 시변은 이에 대하여 어떤 입장을 취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시변은 일부 언론에서 시변이 한미FTA를 지지하는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국회비준을 위한 연대모임에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그러나 시변은 대한변협의 입장표명과 시변 내부의 논의결과가 있을 때까지 시변은 그 참여를 유보하기로 하였습니다. 결국 시변이 대한변협의 역할을 수행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한미 FTA 협상에 나타난 법률시장의 개방에 관하여, 현재 각계의 반응은 그들 각자에게 놓여진 입장이나 정서에 따라 찬반론으로 나누어집니다. 한미 FTA 협상의 조속한 실현을 희구하는 측에서는 미국 측이 요청하는 바에 따라 전면적으로 개방하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한미 FTA 협상에 임하던 우리나라 정부의 방침이나 법조계의 주류는 법률시장의 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내세워 법률시장의 개방을 허용하되 단계적으로 개방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법률시장의 개방이나 한미 FTA 협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는 측에서는 반미(反美)나 기득권수호라는 그들이 처한 입장이나 정서에 따라 그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모습이 엿보입니다.

시대적 대세가 국제화․개방화라는 사실에 공감하는 한 한미FTA 협상에서 대두된 법률시장의 개방 그 자체를 반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법률시장이라고 하여 국제화․개방화의 예외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한미FTA협상이 우리나라의 미래와 이익, 그보다 큰 문제인 한미간 불신해소에 직결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미 FTA 협상에 대한 반대론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이 반대론은 반미라는 정서를 토대로 함은 물론이고, 뒤에서 논하는 바와 같이 현 정권에 대한 정치적 음모론과 맞물러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한미FTA협상에 따라 제대로된 대비 없이 갑자기 법률시장을 개방하는 경우에는 독일이나 프랑스의 경우처럼 법률시장의 잠식과 변호사 수의 급격한 증가 등으로 법률시장이 일대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 법률시장의 일대 혼란은 바로 법치의 일대 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법률시장의 조기 완전 개방론에 찬성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점진적인 법률시장 개방에 따른 일본의 성공적인 사례와 법률시장의 개방에 따라 미국의 로펌이나 회계법인에게 모두 법률시장을 내주고만 독일,프랑스의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반드시 전면적이 아닌 점진적․단계적으로 법률시장을 개방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개방단계의 기간을 일본의 사례를 참조하여 더욱더 장기간(최소 10년)으로 정하여야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현 정권은 대한변협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채 미국측이 요구하는 대로 법률시장을 개방하였습니다. 이는 현 정권이 역시 대다수 법조인의 반대를 무릅쓰고 로스쿨법안 등 일방적인 사법개혁을 추진함으로써 현재 법조계는 안팎의 시련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 정권이 의사들의 집단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법 개정문제와 함께 종합하여본다면, 굳이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그간 여론을 통하여 부패집단이자 개혁의 대상으로 삼았던 변호사,의사와의 대결구도를 조성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지지표를 모으고자 하는 변호사,의사 때리기가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주지하다시피 공산주의 이론과 혁명은 근대시민사회와 자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등장하게된 신흥 자본가 이외에 변호사, 의사 등 가진 자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유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개혁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택시운전 자격을 가지듯이 변호사자격을 주어야 하고, 의사의 월 수입을 300만원 정도 되도록 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 번 한미FTA협상 문제에 관하여는 앞으로 진행될 남북정상회담, 개헌론 등과 관련하여 정치적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친숙한 한미관계를 전제로 하는 한미FTA협상은 “반미면 어떠냐”, “반미로 재미를 보았다”는 현 정권의 코드와는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왜 하필이면 대선을 앞두고 있는 집권말기에 현 정권이 남북정상회담, 대통령연임제 개헌, 3불정책 등 예민한 문제를 쟁점화하려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에서 출발합니다.

또 주지하다시피 현 정권의 핵심세력을 형성하는 변호사단체이자 노 대통령을 배출한 민변이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FTA협상저지운동을 주도하는 납득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북한 핵문제에 따른 한미간의 미묘한 관계나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문제, 북한에 퍼주기 논란 등으로 현정권은 끊임없이 우리 국민을 친미와 반미, 친북과 반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갈등과 대립으로 몰고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강정구,송두율 교수, 일심회 사건 등 연이은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이나 친일인사 발표 등 과거사정리에 민변이 앞장서고 있는데, 민변의 이러한 모습은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는 또 다른 논거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현 정권의 가장 큰 고민과 과제는 올해 대선에서의 재집권임이 분명합니다. 여중생사망사건, 쇼트랙 오노사건 등 반미적인 국민정서로써 집권에 성공을 하였던 현 정권이 올해말 대선을 겨냥하여 반미라는 확실한 흥행 대박카드를 활용하지 않을 까닭이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라크 전쟁에 따른 반부시정서는 전세계적일 뿐만 아니라, 미국내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노대통령과 부시 사이에 북미관계 개선을 대가로 하는 한미FTA협상의 빅딜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이 한미FTA협상 타결에 따른 인기상승 등을 이용하여 득표대상으로 삼는 계층은 반한나라당 정서를 가지는 중도우파(산토끼)로서, 1992년에는 정주영, 1997년에는 이인제, 2002년에는 정몽준 등을 지지하였던 부류라고 보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들은 70-80년대 민주화운동세력에 대하여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고, 또 민주화운동세력 중 핵심인 반미, 친북세력에 대하여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또다른 득표대상으로서 2002년 당시 시청앞에 있었던 청소년들은 이제 어엿한 선거권을 가지는 성년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10년 동안 방송이나 학교에서 보고 들은 대로 반미,친북 정서, 그리고 반한나라당 정서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FTA문제를 논의함에 있어서 국가적 이익을 논하기에 앞서 현 정권의 대선을 향한 정치적 음모라는 사실에 우선 경계를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지나친 음모론적 시각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으나, 어차피 미국과의 FTA협상은 노 대통령이 유달리 집념을 보이면서까지 추진하였던 일이지만 어차피 대선을 바로 앞둔 시점에서 국회에서 비준동의 논의를 하여야 그 결론을 낼 수 있는 일입니다. 또 앞으로 대선 승리를 위하여 국익을 도외시한채 대중을 선전․선동하는 포퓰리즘에 몰두하는 현 정권의 술책이 예상되는 이상, 또다시 그들의 의도대로 앞으로의 대선 국면이 전개되는 일은 절대로 경계하여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한미FTA협상 타결에 대한 국민의 찬성여론이 드높다고 하지만, 2004년 노 대통령 탄핵 당시에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국회에서 탄핵가결 과정에서 동정적인 여론으로 갑자기 뒤바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회상한다면, 올 9월 이후에 진행될 국회에서의 비준동의 과정에서 상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국민의 여론이 바뀔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하여 한-칠레FTA처럼 차기 국회에서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한미FTA협상 타결에 대한 찬성여론이나 경제계의 압력으로 한나라당으로서는 대선을 앞두고 국회 비준동의절차를 피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국회비준동의 과정에서 FTA반대세력은 협상을 지지하는 한나라당에 대하여 극한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입니다. 또 그 투쟁수위는 조만간 협상내용이 상세하게 공개되면서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또 여론조사결과에서 절대적 반대계층은 40%가 넘는다는 사실을 간과하여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현 정권이 최대 흥행카드로 준비하는 남북정상회담과 그 후속조치(평화선언, 상호군축, 징병제 폐지 등)을 가지고, 시대에 뒤떨어진 전쟁불사세력으로 지칭되는 한나라당을 몰아내고, 마침내 대선에서 그들의 압승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불길한 전망을 해봅니다.

시변은 얼마전 정부의 개헌홍보에 대하여 공무원이 사전 국민투표운동을 하였다고 하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과 법적 조치 요청을 한 후 검찰에 고발을 하였습니다. 그들은 사전 국민투표 금지조항이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것같았습니다. 여기서 아쉬운 일은 한나라당에서 시변의 고발사실도 모른채 고발을 하였고, 헌법개정추진지원단장이 국무조정실장이라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현재 시변은 대한변협의 일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일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변 내부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던 시변은, 이와 같이 현 정권이 한미FTA와 남북정상회담 등을 소재로 하여 대선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즉각 선관위의 유권해석 및 법적 조치 요청에 이은 형사고발을 제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현 정권의 대선에 대한 정치적 음모에 대처해 나가고자 합니다.

또 시변은 대선에서 현 정권이 방송을 재집권의 도구화를 삼고자 하는 야욕을 분쇄하고자 수신료 납부거부를 통한 KBS정상화운동을 법적 지원하고 있고, 대선에서 또 하나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3불정책에 대한 헌법소원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2년과는 달리 일반국민 사이에 반노무현정서, 즉 반좌파정서가 상당한 정도에 이르고, 우파진영에서 용기와 희생으로서 그들과 수년간 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들과 싸우다 구치소에 수감되어 우파도 구속되느냐고 구치소내 교도관이나 수감자를 놀라게 하였던 분도 계십니다. 여러 우파단체와 우익인사가 분열하지 않고 야당후보를 적극 지지하거나 여당후보를 맹공하는 등 하나의 목표를 향하여 힘을 합치고, 그들의 정치적 음모에 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한미FTA협상이나 남북정상회담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불리한 상황도 능히 이겨내고 마침내 승리할 수 있는 그날을 맞이할 것으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