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 논평>

최근 인터넷 규제에 관한 시변의 논평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이버 공간의 신뢰를 높이고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포털 등 인터넷 업체의 법적의무를 대폭강화하는 내용의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그 주요골자는 본인 여부를 확인하지 않으면 인터넷게시판에 게시물이나 댓글 등을 올릴 수 없도록 하는 본인실명제를 확대하고, 명예훼손 등 인터넷 게시물에 대하여 피해자의 삭제요청시 포털의 임시조치를 의무화하며, 포털에 누리꾼이 올린 악성댓글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고, 웹사이트 운영사업자가 주민등록번호 등을 수집하는 등의 행위를 전면금지한다는 것이다. 한편, 법무부장관은 인터넷상에서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 행위와 관련하여 사이버모욕죄 신설을 검토하는 등 인터넷 유해사범에 대한 처벌강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라는 명성에 비하여 인터넷의 법적 제도화는 걸음마 수준이어서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는 명예훼손 침해, 언론권력 남용 등 그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최근 촛불집회와 광고주 불매운동을 통하여 포털의 가공할만한 영향력을 실감하였고, 이로 인한 집단주의 및 사이버테러에 의한 국가․사회적 폐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이제 포털은 단순한 정보유통자의 지위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막강한 권력을 가지는 언론매체로 성장하였다. 포털은 그 커진 권력 만큼에 상응하는 엄정한 책임이 따라야 하고, 포털에 대한 책임과 규제의 문제는 제도적으로 관련 법규의 정비를 통하여 해결할 수밖에 없다.

신문 방송 등의 기성 여론과는 달리 인터넷은 대중이 용이하게 의견을 드러낼 수 있고, 국민이 국가기관에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직접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순기능이 있다. 그러나 괴담과 같은 부정확한 정보가 진실로 둔갑하거나 사이버 공간과 익명성의 그늘에서 여론이 조작되거나, 모욕적 표현이 난무하는 댓글 등 사이버테러로 사회통합을 저해할 수 있는 역기능도 있다. 최근 인터넷 괴담에 의한 촛불집회 선동이나 인터넷 카페를 통한 불매운동이나 촛불집회 반대자에 대한 사이버테러 등을 바라보면서 인터넷의 순기능 보다는 역기능이 더욱더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데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사상이나 ․의견을 표명하는 표현의 자유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절대적이거나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므로, 헌법상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해서, 거짓말을 할 자유나 남에게 욕설할 자유가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이 시점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대책발표는 언론기관 보다 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포털사업자로 하여금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는 데에 대하여 스스로 책임지게 하고, 인터넷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고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하고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또 법무부장관의 사이버모욕죄 신설검토도 더 이상 형법상 모욕죄로도 실효적으로 제재하지 못하는 인터넷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입법조치가 아닐 수 없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대책발표와 법무부장관의 입법조치는 현재 인터넷의 상황이 자초한 법적 제재로서, 이를 정권의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이버테러에 눈감고 거짓말과 욕설의 자유를 인정하라는 주장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법적,제도적 규제를 마련하기에 앞서, 자율적 규제와 타율적 규제가 조화되는 올바른 인터넷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우리 네티즌은 나와 다른 생각은 다른 것일 뿐 틀린 것이 아니라는 인식하에 인터넷의 그늘에서 동기나 진정성을 내세워 다수의 힘으로 절차나 과정을 무시하거나 타인의 의사를 제압하거나 피해를 입혀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제 더 이상 멈추어야 한다고 본다.

2008.  7.  24.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www.sibyun.co.kr)

                                대표대행 겸 사무총장 이헌 변호사

                           담당집행위원 안미영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