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시변의 논평

- 헌재 각하결정에 승복하기 어려우나, 이를 존중하고자 한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 소속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지난해 7. 10. 제기한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 위헌확인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 각하 결정하였다.

참여정부가 단행한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제공된 정부 각 기관의 기자실을 통폐합하고, 국민과 언론의 당연한 감시를 받아야 할 권력이나 공무원에 대한 대면 취재를 제한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 방안은 언론 자유의 핵심인 취재 및 보도의 자유, 국민의 알 권리 등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공권력 작용이었다.

이에 헌법재판소의 늦어진 각하결정에 대해 헌법상 언론의 자유를 확인할 책임을 회피하였다거나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 심판청구의 이익이 인정되었어야 한다는 일각의 비판에 공감하면서,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에서 새 정부 들어 기자실이 복구되어 권리침해가 종료되었고 국정홍보처의 폐지로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침해할 소지가 없다고 한 것은, 결국 참여정부의 기자실통폐합 조치가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침해하였다는 의미있는 판단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본다. 그리고 소송관계인으로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르는 것은 더욱 중요한 헌법적 질서와 가치에 추구하는 일이기에, 이번 결정을 존중하고자 한다. 

참여정부 시절의 기자실통폐합 조치는 당시 권력자들의 적대적이고 불신적인 언론관을 토대로 하여 선진화라는 미명하에 언론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자유민주주의의 원리를 유린하는 불행한 일이었다. 그러기에 헌법재판소의 이번 각하결정에도 불구하고 당시 언론인들이 어려움과 희생을 무릅쓰고 정부의 탄압을 맞서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고자 하였고, 또 헌법소원을 통해 법치국가의 정신을 구현하고 우리 헌법을 수호하고자 노력하였다는 사실은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일이다.

                                      2008. 12. 27.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대표대행 겸 사무총장 변호사 이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