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
제15민사부
판 결
사 건 2009가합000 손해배상(기)
2009가합0000(병합) 손해배상등
원고(선정당사자) 1. 000
2. 000
원 고 별지 원고들 명단 기재와 같다.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00 담당변호사 000
법무법인 00 담당변호사 00
변호사 000
변호사 00
피 고 1. 주식회사 문화방송
대표이사 000
2. 000
3. 000
피고들 주소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31
피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00 담당변호사 000
법무법인 00 담당변호사 000
변 론 종 결 2009. 12. 15.
판 결 선 고 2010. 1. 26.
주 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각자 원고들 및 선정자들에게 각 1,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 주식회사 문화방송은 이 판결문을 송달받은 후 최초로 방송되는 ‘PD수첩’ 프로그램의 첫머리에서 통상의 프로그램 자막과 같은 글자 크기로 화면 상단에 ‘정정보도 및 사과문’이라는 제목을 계속 표시하고 그 아래 화면에 별지 ‘정정보도 및 사과문’을 시청자들이 그 내용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만큼 자막으로 표시하면서 진행자로 하여금 원 프로그램의 진행과 같은 속도로 낭독하게 하고, 만일 위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위 피고는 원고들 및 선정자들에게 위 기간 만료일 다음날부터 그 이행 완료일까지 매주 각 1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들의 이 사건 방송
피고 주식회사 문화방송(이하 ‘피고 문화방송’이라고 한다)은 2008. 4. 29. 23:00경부터 24:00경까지 ‘PD수첩’ 프로그램에서,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국내에 수입될 가능성이 있는 광우병에 걸린 미국산 쇠고기로 인하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취지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방송(이하 ‘이 사건 방송’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피고 000는 이 사건 방송 당시 위 PD수첩 프로그램의 기획, 제작을 책임지고 있던 프로듀서, 피고 000은 위 PD수첩의 진행을 맡았던 프로듀서이다.
나. 관련 소송의 경과
이 사건 방송 이후 농림수산식품부가 피고 문화방송을 상대로 정정 및 반론보도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2008. 7. 31. 일부 승소의 1심 판결(서울남부지방법원 2008가합00000)이 선고되었고, 항소심에서는 2009. 6. 17. 피고 문화방송에 대하여 다음 내용과 같이 정정 및 반론보도를 하라는 판결(서울고등법원 2008나00000)이 선고되었으며, 위 판결에 쌍방이 상고하여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이다.
(1) 정정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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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 방송에서 특정 유전자형(MM형)을 가진 한국인의 비율이 94%이므로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에 이르고, 이는 영국인의 경우보다 3배, 미국인의 경우보다 2배 높은 수치라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으나, 특정유전자형만으로 인간광우병의 발병 확률을 단정할 수 없고 따라서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약 94%에 이른다고 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는다.
○ 이 사건 방송은 이번 협상으로 앞으로 미국에서 인간광우병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보도한 바 있으나,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여 우리 국민 건강에 우려할 만한 상황이 된다면 정부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제20조에 의하여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기에 이를 바로잡는다.
○ 이 사건 방송은 우리 측 협상팀이 미국 도축시스템을 잘 몰랐거나 아니면 알면서 미국의 위험성을 은폐 또는 축소하려 한 게 아닌가 하는 점과 함께 미국 도축시스템을 본 적이 있는지, 보려 했는지 의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으나,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번 수입위생조건 체결 전인 2007년 6월 30일부터 7월 8일까지 두 개 팀 8명이 현지 도축장, 가공장, 사료공장 등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하여 미국의 도축시스템을 점검하였고, 그 후 3차례에 걸쳐 전문가회의를 개최하였으므로 이를 바로잡는다. |
(2) 반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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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방송에서 월령 30개월 미만인 소에 있어서 특정위험물질은 7가지인데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편도와 회장원위부를 제외한 나머지 5가지 특정위험물질은 수입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하여 농림수산식품부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정한 분류기준에 의할 경우 미국 등 광우병위험통제국의 월령 30개월 미만인 소에 있어서는 편도, 회장원위부 등 2가지 부위만이 특정위험물질에 해당한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
(3) 위 항소심 판결 이유에서 허위사실로 인정한 내용
위 항소심 법원은 위와 같이 정정 및 반론보도청구를 인용한 부분 이외에 농림수산식품부가 허위라고 주장한 이 사건 방송 내용 중 ① 이 사건 방송의 동영상 속 주저앉은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부분, ② 미국의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하였거나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부분은 각 허위라고 판단하였다(다만 피고 문화방송이 이미 후속방송에서 이에 대하여 정정보도를 하였으므로 농림수산식품부의 정정 및 반론보도청구의 목적이 달성되어 그 청구권을 행사할 정당한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피고 문화방송의 사과방송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008. 7. 16. 이 사건 방송이 공정성과 객관성에 위배된다고 하면서 시청자에게 사과할 것을 의결함에 따라 피고 문화방송은 2008. 8. 12. 사과방송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의 전취지
2. 손해배상청구
가. 원고들의 주장
(1) 피고들은 의도적으로 영문 오역 등을 통하여 광우병에 대한 허위, 왜곡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들로 하여금 추후 수입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극도의 공포심 및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갖게 하였는바, 원고들 및 선정자들은 이 사건 방송을 시청하면서 ‘공공의 방송을 보장받을 권리’ 또는 ‘반공공적 보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를 침해당하고, 공적인 분노를 느끼는 등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
(2)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그릇된 공포심을 갖게 된 일반 시청자들이 불법적인 촛불집회를 일으킴으로써 교통비 증가나 영업손실 등의 물질적 손해를 발생시켰고, 또한 가족 및 이웃 간의 관계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짐으로써 원고들과 선정자들을 포함한 일반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정신적 고통을 입게 하였다.
(3) 특히 현지 미국에 거주하면서 긴 시간 동안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 온 원고 000, 00, 000 및 선정자들은 불결한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살아왔다는 취급을 당하는데 대해 분노와 모욕감을 느끼고, 주변 미국인들로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대한민국의 촛불시위에 대한 조롱을 당하는 등 참기 어려운 부끄러움을 느낌으로써 인격권을 침해당하였다.
(4) 따라서 방송법에서 정한 공정보도, 진실보도의무를 위반하여 허위의 이 사건 방송을 제작ㆍ방송한 피고들은 각자 원고들과 선정자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각 1,000,000원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살피건대, 언론의 자유는 민주정치에 있어서 국민의사를 형성하는 원리로서 우리 헌법에서 인정되고 있다. 오늘날 언론의 기능은 사회의 각 분야에 있어서 정확하고 다양한 사실을 보도함으로써 언론수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이러한 정보를 기초로 공정한 여론을 형성하여 정부 등 국가기관은 물론 사회 각 분야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위 ‘PD수첩’ 프로그램 역시 위와 같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프로그램의 특성상, 방송에 다소 사실과 다른 내용을 포함하거나 현재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증명되지 않은 가설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과장하여 보도하는 측면이 있어 이로 인하여 시청자들 중 일부가 불안감, 공포심 내지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정신적 고통의 존부나 정도는 개별 시청자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반면 이 사건 방송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정부의 정책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측면을 고려할 때 원고들이 이러한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피고들에게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만약 일부 원고들 및 선정자들과 같이 현재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한 불특정 다수 시청자들의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손해를 방송사나 제작진이 배상하여야 한다면 방송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이나 사회적 문제점을 고발하고 비판하는 본래의 역할과 기능을 극도로 위축당할 것인 반면, 그러한 사법적 제재가 아니더라도 부정확한 방송은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어 외면당하게 됨으로써 방송시장에서 자연스러운 시정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사 이 사건 방송 내용이 허위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정신적 고통은 원고들이 수인해야할 범위 내에 있거나 이 사건 방송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는 다른 점에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정정보도청구
살피건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에 따르면,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자(이하 ‘피해자’라고 한다)는 언론보도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이내에 그 보도내용에 관한 정정보도를 언론사에 청구할 수 있고, 위 ‘피해자’라 함은 그 보도내용에서 지명되거나 그 보도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이 있음이 명백히 인정되는 자로서 자기의 인격적 법익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그 보도내용에 대한 반론 또는 반박을 제기할 이익이 있는 자를 가리킨다(대법원 2002. 2. 25. 선고 99다12840 판결 등).
그런데 원고들은 이 사건 방송이 허위라고 주장하면서 피고 문화방송을 상대로 별지 ‘정정보도 및 사과문’ 기재와 같은 정정보도를 구하고 있으나, 이 사건 방송의 일반 시청자에 불과한 원고들 및 선정자들은 이 사건 방송내용과 개별적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이 사건 방송의 피해자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정정보도청구 역시 이 사건 방송이 허위인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사과보도청구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 문화방송이 2008. 8. 12. 사과문을 방송한 이후에도 이 사건 방송내용이 정당한 기획 의도 하에 제작된 진실하고 공정한 방송이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데 대하여 또 다시 시청자에게 사과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별지 ‘정정보도 및 사과문’ 기재 중 사과문 부분을 보도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살피건대, 위와 같은 사과보도청구는 우리 법규정상 이를 허용할 근거도 없고, 사과를 할 의사가 없는 자에게 사과를 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양심의 자유에도 정면으로 반하므로 이는 허용될 수 없다(헌법재판소 1991. 4. 1. 선고 89헌마160 결정 취지 참조). 따라서 위 사과보도청구도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000
판사 000
판사 000
판결문-남부지법(2009가합000).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