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신   법제사법위원장

참  조   입법조사관 이욱희, 행정서기 이희석

제  목   의견제시 요청에 대한 회신              

1. 본 단체에 대한 신뢰와 성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2. 귀 위원회에서 법사위-267(2010. 2. 2. 시행)로 의견제시를 요청하신 사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회신하오니 심사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다      음

1. 귀 위원회에서 의견제시 요청한 사안은 법원조직법 제10조의2 ‘전문분야연구회’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김재균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제7486호, 이하 ‘법안’이라고 합니다)의 심사와 관련된 것입니다.

  위 법안의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은, “최근 일부 단체가 자신의 성향과 다른 판결을 내렸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법관의 인신에 대한 위협은 물론 사법부의 권능을 무시하는 등 도를 넘어서는 행위를 하고 있어 사회적 우려가 있고, 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는 정식으로 등록된 학술단체인 특정 법관연구모임의 해체까지 주장하고 있어 사법부의 독립과 자율성이 훼손되며 사법부 독립의 근간을 부정하는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르렀으며, 따라서 헌법에 명시된 삼권분립의 원칙을 수호하고, 전문법률분야의 연구를 위한 연구회의 설립을 법적으로 보장하여 사법부의 독립과 자율성을 보장하고자 한다”는 것이고, 제10조의2(전문분야연구회)에서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문법률분야의 연구를 위한 법관 연구회의 설립을 허가하되, 연구회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최대한 보장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한다는 것입니다.

2. 이에 관하여 최근 일부 단체가 자신의 성향과 다른 판결을 내렸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법관의 인신에 대한 위협을 행하는 등 도를 넘어서는 행위를 하였던 점에 대한 우려를 함께하는 바이고, 또한 법원 내 법관들의 전문법률분야 연구를 위한 연구회의 설립과 활동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법관의 직무외 활동’에 관하여 법관윤리강령(대법원규칙 2021호) 제5조 제1항에서는 “법관은 품위 유지와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학술 활동에 참여하거나 종교ㆍ문화단체에 가입하는 등 직무외 활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본질적으로 헌법 제21조 제1항의 결사의 자유, 제22조의 학문의 자유로서 보장된다고 할 것이므로, 법관들이 전문법률분야의 연구를 위한 연구회의 설립이나 활동에 관한 입법은 무의미하다고 볼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법원조직법은 헌법에 의하여 사법권을 행하는 법원의 조직을 정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데(법원조직법 제1조), 법원 내 조직으로서 법관 연구회를 두는 것은 법관의 재판상 독립과 신분상 독립을 내용으로 하는 헌법 제103조 법관의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법원의 조직으로서 법관 연구회를 둘 것인지 여부는 법원의 내부규율에 관한 사항으로서 헌법 제108조에서 정하는 사법부의 자율입법인 대법원규칙으로 제정할 수 있는 사항입니다. 따라서 대법원규칙이 아닌 국회의 입법으로 법관들의 전문법률분야 연구를 위한 연구회의 설립이나 활동에 관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법원의 조직이나 자율에 속하는 사항에 대하여 국회가 관여하는 것으로서 오히려 사법부의 독립을 해한다고 볼 측면도 있습니다.

3. 한편 사법부의 독립은 입법부, 행정부로부터의 독립, 법원의 자율성을 내용으로 하는 법원의 독립과 법관의 재판상 독립 및 법관의 신분상 독립을 내용으로 하는 법관의 독립을 의미하는 것인데, 법관의 전문법률분야 연구를 위한 연구회의 설립을 보장하는 것은 헌법에 명시된 삼권분립의 원칙 수호, 사법부의 독립과 자율성 보장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보여지므로, 삼권분립 원칙을 수호하고, 사법부의 독립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 법안의 제안이유에 대하여 동의하기 곤란하며, 또한 최근 여당에서는 정식으로 등록된 학술단체인 특정 법관연구모임의 해체까지 주장하고 있다고 하여 이것이 법관의 독립을 해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를 사법부의 독립과 자율성이 훼손되며 사법부 독립의 근간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곤란하다고 사료됩니다.

  그리고 최근 논란이 야기되고 있는 바와 같이 법원 내에서 진보를 추구하거나 법관인사 및 판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폐쇄적인 법관들의 모임이 존재한다면, 이는 헌법 제7조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 조항과 제106조의 법관의 신분보장 조항,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운동의 금지), 제66조(집단행위의 금지)의 조항, 법관윤리강령 제7조의 정치적 중립에 관한 조항 등을 위배하는 것임은 물론이고, 대법원장이나 법원장 등에 의한 재판 관여보다도 훨씬 심각한 법원 내부에서의 법관의 독립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고 사료됩니다.

4. 이상의 이유로 이 법안에 대하여 동의할 수 없는 입장이고, 나아가 특정 법관연구모임이 법원 내에서 진보를 추구하거나 법관인사 및 판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등의 문제점에 대한 법조 안팎의 논란이 야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국회의 입법 보다는 법원의 자율적인 진상조사 등을 통하여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에 이 법안에 의하여 특정 법관연구모임이 형식적으로나마 법적 요건을 가지는 경우에는 법원 내부에서의 법관의 독립에 대한 침해를 외면하고, 도리어 이를 조장할 가능성도 있음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2010.  2.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이헌, 정주교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