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신   법제사법위원장

참  조   입법조사관 김준기, 행정서기 이희석

제  목   의견제시 요청에 대한 회신    

1. 본 단체에 대한 신뢰와 성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2. 귀 위원회에서 법사위-599(2010. 3. 15. 시행)로 의견제시를 요청하신 사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회신하오니 업무처리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다      음

1. 귀 위원회에서 의견제시 요청한 사안은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장제원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7847호, 이하 ‘개정안’이라고 함)의 심사와 관련한 것으로서, 그 제안이유는 성폭력 범죄는 재범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강력범죄임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은 2회 이상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에만 전자장치 부착을 청구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동일인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완벽하게 대처할 수 없으며, 현행법의 시행 전인 2008년 9월 이전의 성범죄자는 본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성폭력 범죄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했을 경우에는 전자장치를 부착시켜 동일인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완벽히 예방하고, 현행법 공포 이전의 성범죄자에 한해서도 소급적용하여 성폭력 범죄 재범을 방지하고자 하며, 또한 최장 10년까지만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하는 현행제도를 종신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부착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강력범죄 재범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취지라는 것입니다.

2.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제도’는 보호관찰 중에 있는 자에 대하여 특정장소 출입금지나 접근금지 등을 준수명령으로 부과한 경우에 그 준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효과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감시수단 또는 보호관찰소 출석이나 보호관찰관 면담 등 보호관찰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되는 제도로서, 일반적으로 재범 억제 효과가 있어 성폭력 범죄를 포함한 강력범죄의 예방 및 대처에 효과적인 수단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법무부와 검찰의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 2008년 188명, 2009년 347명, 금년 39명 등 모두 574명에게 전자장치가 부착되었는데, 이 가운데 재범을 저지른 사람은 단 1명밖에 없어 재범률이 0.17%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 성폭력사범의 동종범죄 재범률이  5.2%에 달한다는 점을 볼 때 이는 현저히 낮은 수치라고 볼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하여는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를 확대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 역시 설득력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강력 성폭력범죄가 증가하는 현 추세를 반영하여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제도를 확대 시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여 헌법 위반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3. 먼저 개정안은 성폭력 범죄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았을 경우,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전자장치 부착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개정안의 내용에 동의합니다. 최근 뉴스 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2회 이상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형기의 합계가 3년 이상’이라는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전자장치를 부착할 필요성이 매우 큰 사례가 다수 존재하고, 성폭력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더욱더 잔인해지고 있는 시대 상황을 감안할 때 개정안은 지극히 당연하고 시의적절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또한, 개정안은 13세 미만의 아동 대상 성범죄자에 국한했던 부착대상을 18세 미만 청소년 상대 성범죄자로 확대하고 있는데, 13세 이상~18세 미만의 미성년자(청소년)에 대한 강력 성범죄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보호할 필요성은 매우 높다고 할 것이므로 이 역시 바람직한 입법방향으로 보입니다.

4. 다만, 개정안은 제5조 제1항에 후단을 신설하여 부착명령 청구를 법률불소급의 원칙의 예외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강력 성폭력범죄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이 제도 시행 전에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까지 이 제도를 확대 시행하고자 하는 개정의도에는 대다수 사람들이 공감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소급효금지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소급효금지 원칙이란, 죄형법정주의의 파생원칙으로서 행위시에 불가벌적인 행위를 사후에 가벌적인 것으로 하거나 가중 처벌하는 것은 금지된다는 원칙입니다. 즉, 개인의 자유와 안전, 법적 안정성을 위해 행위시에 죄가 되지 않거나 가벼운 형벌로 처벌될 행위에 대해 소급적으로 가벌성을 인정하거나 더 중한 형을 규정하여 과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형벌이 아닌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의 경우에도 소급효금지 원칙이 적용되는지 여부인데, 이에 대해서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습니다. 우선, 전자장치 부착은 형벌이 아니라 재범위험성을 근거로 한 보안처분이기 때문에 죄형법정주의에서 금지하고 있는 소급입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헌법상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를 제약하는 형벌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거나, 형벌이 아니더라도 자유를 박탈하는 보안처분은 제재효과의 면에서 형벌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형벌과 같이 소급효금지 원칙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상반된 견해가 존재합니다.   

  전자장치 부착은 재범의 위험성을 근거로 한 보안처분의 일종이기 때문에 형벌과는 근본적으로 목적과 기능이 달라 이를 소급적용하지 못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재의 면에서는 형벌에 준하는 효과가 있어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이 크다고 할 것이므로 소급적용을 하더라도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하여 적법절차에 따라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적용하는 것이 위헌 소지를 사전에 예방하는 길이라고 사료됩니다.        

5. 또한 개정안은 부착명령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50년의 범위 내에서 부착기간을 정하여 판결로 부착명령을 선고하도록 하여, 부착기간을 최대 10년에서 최대 50년으로 상향조정하고 있는데, 개정안의 내용에 동의합니다. 성폭력범죄자 등 강력범죄자에 대해서는 종신까지 전자장치 부착이 가능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는 최장 10년의 범위에서만 전자장치 부착이 가능하여 강력범죄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에는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부착기간을 상향조정할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볼 것인데, 다만, 전자장치의 부착은 형벌은 아니지만, 신체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상향 조정의 폭은 형벌에 준하여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대 50년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 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50년이라는 것은 최대한의 범위이고, 법원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이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이고 남용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볼 것이므로 이는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 조정인 것으로 사료됩니다. 

6. 개정안은 전자장치 부착대상자는 부착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보호관찰관에 의한 보호관찰을 받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데, 필요적 보호관찰 제도의 도입에 동의합니다. 종래에는 전자장치 부착자에 대하여 이동경로 확인만 가능할 뿐 대상자에 대한 현장밀착감독 등 보호관찰을 실시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재범을 억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부착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보호관찰을 받도록 한다면, 이들에 대한 현장방문지도, 조사, 경고 및 밀착감독 등 엄정한 관리가 가능해져 고위험 강력 범죄로부터 국민을 두텁게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7. 덧붙여서, 위치추적 전자장치는 성범죄자의 소재 파악만 가능할 뿐 행동 자체를 제약할 수는 없는 만큼, 상습 성범죄자들에 대한 격리 기간을 늘리고 특화된 교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재범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전자장치 부착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자장치 부착자에 대한 관리감독이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 이 제도가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충실히 실시하고, 수시로 문제점을 찾아 개선해 나가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할 것입니다.

  한편, 현재 법무부에서는 형사처벌의 일반법인 형법개정을 통하여 보안처분을 도입할 것인지 여부 등 형사법체계 전반에 대한 개정작업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입법론적으로는 전자장치 부착제도와 같은 보안처분의 확대는 형사법 개정과 병행하여 전체적인 체계를 고려하면서 확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입니다.

2010.  3.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이헌, 정주교 변호사

담당변호사 서 경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