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비  서  면

사              건       2010나00000, 00000 (병합) 손해배상(기)

원고(항  소 인)      0 0 0 외 1 (2010나00000 선정당사자)

                            0 0 0 외 34 (2010나00000)

피고(피항소인)      (주) 문화방송 외2

  위 사건에 관하여 원고(항소인)들 소송대리인은 다음과 같이 변론을 준비합니다.

다     음

1. 머리말

그동안 침해언론으로 인한 불법행위의 문제는 주로 명예권의 침해에 대한 문제로만 다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대중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개인적 권리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표현행위로 인한 인격권의 침해에 대한 법적 보호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언론의 표현행위에 대한 인격권의 침해에 대한 다양한 법리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바로 이와 같은 인격권의 침해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고들은 이 준비서면에서 인격권의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종전의 주장을 보충하겠습니다.

2. 인격권 침해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의 인정근거

 가.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여 인격권을 헌법상 최고의 가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격권은 국가와 국민이 공히 존중해야 할 최고의 가치로서, 국가는 물론이고 개인을 구속하는 규범으로서의 효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나. 「민법」은 손해배상의 요건으로서 ‘행위의 위법성’을 그 요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구 민법 제709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써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자는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여 불법행위의 객관적 요건으로서 권리의 침해를 들고 있었으나 현행 민법은 권리의 침해 대신 ‘행위의 위법성’을 요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여, 불법행위의 성립에 권리의 침해를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민법 제751조는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적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여, 특히 명예를 포함한 인격적 법인의 침해에 대하여 재산적 손해 이외의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 「언론중재및피해구제등에관한법률」 제5조는 ‘인격권의 보장 등’이라는 표제 아래 “언론은 생명ㆍ자유ㆍ신체ㆍ건강ㆍ명예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ㆍ초상ㆍ성명ㆍ음성ㆍ대화ㆍ저작물 및 사적문서 그 밖의 인격적 가치 등에 관한 권리(이하 ‘인격권’이라 한다)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동법은 인격권을 보호하는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인격권을 단지 선언적 권리가 아니라 구체적 권리로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라. 따라서 인격권의 침해는 구체적이며 절대적인 권리로서 보호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침해를 불법행위를 구성하며, 표현행위가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한 때에는 당연히 손해배상의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고 할 것입니다.

3. 인격권의 내용과 원고들의 피해법익

가. 인격권은 개인의 주관적 권리로서 대세적 효력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인격권의 내용은 예로부터 법적 차원에서 인정되어 오던 것뿐만 아니라 근래에 이르러 새로이 보호가 필요한 다양한 인격적 가치를 포괄한다고 할 것입니다. 인격권은 고독에 관한 인간의 권리 또는 자기 고유의 생활을 할 권리라고 하는 소극적인 권리에서 출발하여 오늘날에는 자유로운 자주 결정권, 개인정보에 관한 자주 결정권으로서의 적극적인 성격의 권리를 포함한다고 할 것입니다. 즉 인격권은 새로운 권리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생성중인 권리이고 그 내용과 한계가 확정되어 있는 권리가 아니라 사회적 필요에 의하여 형성되어 가는 권리라고 할 것입니다.

 나. 헌법 제21조 제4항은 “언론ㆍ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언론ㆍ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언론의 책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방송법은 방송에 대하여 시청자의 권익을 보호할 의무(제3조), 공적 책임(제4조), 공정성과 공공성을 실현할 의무(제6조)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시청자는 ‘공공적 방송을 보장받을 권리’, ‘반공공적 방송으로부터 고통과 불쾌감을 느끼지 아니하고 자유로울 권리’ 등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인데 바로 이러한 권리가 시청자로서의 인격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

다. 피고들의 이 사건 방송은 고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조작하여 시청자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쇠고기 등 먹거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공포심을 자극함으로써 원고들로 하여금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송을 청취할 권리를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과 불쾌감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원고들은 시청자로서의 인격권을 침해받게 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4. 위법성 판단의 기준으로서 비교형량

 가. 비교형량

언론의 표현행위는 언론이 추구하는 정당한 이익이 있는 경우에만 개인의 법익에 침해가 허용된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표현행위의 위법성 판단 기준은 당해 언론보도가 추구하는 이익과 그로 인하여 침해되는 개인의 이익 간의 비교형량에 의하여야 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 이 사건 보도의 위법성

방송의 영역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는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들이 방송을 통한 정보를 향유한다는 취지에서 의의를 가지는 것입니다. 방송은 시청자들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지 방송 제작자들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방송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하여 기능하고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보도함으로써 여론형성에 기여하여 민주주의 사회의 중요한 제도로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방송이 공공성과 공익성을 실현하고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고 할 것입니다. 방송이 위와 같은 공적 의무를 저버리고 의도적으로 거짓된 사실을 보도하여 국민들의 의사를 왜곡하고 여론을 조작하며, 방송제작자들이 사적으로 의도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선동해 나갈 경우에는 민주적 기본질서 자체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방송의 사적 이용은 더 이상 언론출판의 자유로서 보호받을 수 없으며, 시청자들에 대하여 정신적 고통의 수인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이 사건 방송은 의도적으로 사실을 조작하거나 왜곡하고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목적으로 시청자들을 선동한 반공공적 방송이었습니다. 이러한 방송에 대해서까지 시청자들의 수인을 요구하는 것은 법이 추구하는 정의에 반한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사건 방송은 시청자들인 원고들의 인격권을 침해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입니다.

5. 맺는말

이상과 같은 이유로 피고들의 이 사건 방송은 원고들의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10.  12.  1.

                              원고(항소인)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     헌

                                              변호사   정 주 교

서울고등법원 제13민사부               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