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신   정무위원장

참  조   강건희 입법조사관

제  목   의견제시 요청에 대한 회신

1. 본 단체에 대한 신뢰와 성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2. 귀 위원회에서 2011. 3. 14. ‘행정규제의 피해구제 및 형평 보장을 위한 법률안에 대한 의견조회’ 이메일로 의견제시를 요청하신 사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회신하오니 업무처리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다      음

1. 귀 위원회에서 의견제시 요청한 사안은 행정규제의 피해구제 및 형평 보장을 위한 법률안(정부 발의, 의안번호 제9968호, 이하 ‘법률안’이라고 함)의 심사와 관련한 것으로서, 그 제안이유는 「행정기관이 규제와 관련된 법집행을 할 때 국민이 처해 있는 개별적ㆍ구체적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규제기준을 지나치게 획일적ㆍ경직적으로 적용하거나 재량을 부당하게 행사하여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거나 행정규제의 본래 목적을 훼손하는 경우가 있음. 행정기관이 규제기준을 획일적ㆍ경직적으로 적용하거나 재량권을 그르칠 우려가 있는 경우 행정기관의 처분이 있기 전에 미리 국민의 청구를 받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규제기준의 합리적 적용과 재량행사의 적정성 여부에 관하여 심사하도록 함으로써 행정청이 국민의 개별적ㆍ구체적 상황을 고려하여 보다 합리적이고 적극적으로 규제기준을 적용하고 재량을 합리적으로 집행하도록 하여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고 행정의 공익성과 합목적성을 실현하려는 것임.」입니다.

2.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고, 행정의 공익성과 합목적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법률안의 제정취지에는 충분히 공감을 하나, 위 법률안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합니다.

3. 우선, 국민권익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합니다)가 모든 행정청의 행정처분을 사전에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입니다. 위원회는 과거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국가청렴위원회,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가 해 왔던 기능들, 예컨대 고충민원의 처리와 이와 관련된 불합리한 행정제도 개선, 공직사회 부패 예방ㆍ부패행위 규제를 통한 청렴한 공직 및 사회풍토 확립, 행정쟁송을 통하여 행정청의 위법ㆍ부당한 처분으로부터 국민의 권리를 보호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기관입니다. 위원회가 사전통제의 대상이 되는 다른 행정청의 상위기관이 아닐 뿐만 아니라 위원회의 주된 기능이 행정처분에 대한 사후적 통제나 행정제도 개선, 부패방지이고, 위원회가 모든 행정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볼 때, 하나의 국가기관일 뿐인 위원회가 대등한 위치에 있는 다른 행정청의 개별적․구체적 처분을 사전 통제한다는 것은 문제가 없지 않다고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위원회에 행정청의 처분에 대한 사전 통제권을 부여하는 것은 행정부 내에서의 위원회의 위치나 위원회의 목적, 기능, 전문성 등에 반하는 것으로 법률안은 위원회의 권한을 지나치게 확대하는 부정적 결과만 초래할 뿐 다른 아무런 긍정적 효과도 가져오지 못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국민의 권리 구제를 위하여는 위원회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4. 나아가, 위원회에 행정청의 처분에 대한 사전통제권을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국민의 권리 구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하여도 의문이 없지 않습니다. 법률안을 보면, 위원회는 규제형평심사 결과 청구가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권고’결정을 할 수 있는데, 만약 행정청이 위원회의 권고결정과 동일한 취지의 처분을 한다면 결과적으로는 무익한 절차만 추가되는 것이 되어 국민이 시간적, 경제적으로 손해만 입을 뿐이고, 반대로 행정청이 위원회의 권고결정에 반하는 취지의 처분을 한다면,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결국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인데, 이 경우 역시 불필요한 절차만 거친 결과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즉, 규제형평심사 절차가 임의적인 절차이긴 하나, 국민이 행정청으로부터 처분을 받음에 있어 추가적인 시간을 요하는 외에 국민의 권리 보호에 실질적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참고로, 이와 같은 이유로 만약 위원회의 결정에 기속력을 인정한다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위원회의 결정에 기속력을 인정한다면, 국민의 권리 구제에 도움은 될 수 있겠으나, 이는 행정청의 독립성, 자율성 등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굳이 위헌 문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그로 인한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5. 이상의 이유에 의해 법률안에 반대하는바, 법률안의 구체적 내용들에 대한 검토의견은 생략하겠습니다. 행정청의 개별적․구체적 처분으로 인해 국민의 권리나 이익이 침해되는 경우에는 현재 각종 고충민원처리 제도나 행정심판을 이용하거나 사법기관인 법원에 행정소송 또는 국가배상소송 등을 제기함으로써 사후적으로 충분히 이를 구제받고 있습니다. 또한, 개별적․구체적인 처분이 아닌 행정청에 대한 통제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민의 권리나 이익 보호라는 명목으로 여러 문제가 있는 제도를 신설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제도들을 국민의 권리구제라는 측면에서 면밀히 검토하여 국민의 권리 구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나가는 데 온갖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2011.  3.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이헌, 정주교 변호사

담당변호사 서 경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