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2013. 8. 20. KBS이사회가 주최한 TV수신료 현실화 공청회에서 발표한 토톨자료입니다.

수신료에 관한 법적 검토(토론자료)

〇 정윤식 교수님의 발제 내용에서 “공영방송 KBS가 민영방송이 실현하기 어려운 공적 임무를 수행하고 광고주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나 시청율에 구속받지 않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려면, 32년간 동결된 수신료의 인상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또한 “수신료를 인상하려면 공영방송이 공정하고 품격있는 방송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것, 우리의 경험으로 수신료 인상은 고난도의 정치적 게임이자 사회적 합의를 전제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〇 수신료에 관하여 헌법재판소에서 몇차례 중요한 결정이 있었고, 그중 토론자도 대리인으로 참여한 사건(한전에 수신료의 징수위탁, 전기요금과 합산고지하는 제도의 위헌성 여부)도 있다(1999. 5. 27. 98헌바70 전원재판부, 헌재 2008. 2. 28. 2006헌바70 전원재판부). 이 결정 등을 포함하여 수신료에 관한 법적 검토를 통하여 수신료 인상에 관한 토론의견을 제기하고자 한다.

〇 수신료 관련 규정(방송법)

- 제43조(설치등) ①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를 정착시키고 국내외 방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하여 국가기간방송으로서 한국방송공사(KBS)를 설립한다.

- 제64조(텔레비전수상기의 등록과 수신료 납부) 텔레비전방송을 수신하기 위하여 텔레비전수상기(수상기)를 소지한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사에 그 수상기를 등록하고 텔레비전방송수신료(수신료)를 납부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수상기에 대하여는 그 등록을 면제하거나 수신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감면할 수 있다.

- 제65조(수신료의 결정) 수신료의 금액은 이사회가 심의ㆍ의결한 후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의 승인을 얻어 확정되고, KBS가 이를 부과ㆍ징수한다.

- 제66조(수신료등의 징수) 제1항 내지 제3항 : 수신료를 납부하여야 할 자가 그 납부기간 내에 이를 납부하지 아니할 때에는 가산금을 징수하고, 수상기를 등록하지 아니한 소지자에 대하여 추징금을 부과·징수하며, 체납이 있는 경우에는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의하여 이를 징수할 수 있다

- 제56조(재원) KBS의 경비는 제64조의 규정에 의한 수신료로 충당하되, 목적업무의 적정한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방송광고수입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다.

〇 수신료의 법적 성격(위 헌재의 결정)

- 방송법에 의해 부과·징수되는 수신료는 공영방송사업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소요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고, 일반 재정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조세와 다르다

- 텔레비전방송을 수신하기 위하여 수상기를 소지한 자에게만 부과되어 공영방송의 시청가능성이 있는 이해관계인에게만 부과되므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조세와 차이가 있다.

- ‘KBS방송을 수신하는 자’가 아니라 ‘텔레비전방송을 수신하기 위하여 수상기를 소지한 자’가 부과대상이므로 실제 방송시청 여부와 관계없이 부과되고, 그 금액이 KBS방송의 수신 정도와 관계없이 정액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KBS의 서비스에 대한 대가나 수익자부담금으로 보기도 어렵다.

- 수신료는 공영방송사업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경비조달에 충당하기 위하여 수상기를 소지한 특정집단에 대하여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에 해당한다

○ 특별부담금에 관하여

- 특별부담금이란 특별한 과제를 위한 재정에 충당하기 위하여 특정집단에게 과업과의 관계 등을 기준으로 부과되고 공적 기관에 의한 반대급부가 보장되지 않은 금전급부의무를 말하고, 특별부담금은 특정과제의 수행을 위하여 별도로 지출, 관리된다(극장입장권에 대한 부과금 등 재정조달목적 부담금, 장애인고용부담금 등 정책실현목적 부담금)

- 헌법재판소에서는 수신료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특별부담금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① 수신료는 ‘텔레비전방송의 수신을 위하여 수상기를 소지하는 자’라고 하는 특정집단에 대하여 부과⋅징수하는 금전부담이다.

② 이 경우의 텔레비전방송에는 KBS가 실시하는 텔레비전방송도 포함될 뿐만 아니라, 수상기 소지자는 방송시설의 설치·운영, 방송문화활동, 방송에 관한 조사·연구 등 KBS가 수행하는 각종 사업의 직·간접적인 수혜자라고 볼 수 있다.

③ 그러므로 KBS가 수행하는 공영방송사업과 수신료 납부의무자인 수상기소지자 집단 사이에는 수신료라는 금전부담을 지울만한 특별하고 긴밀한 관계가 성립된다.

④ 징수된 수신료는 국가의 일반적 과제를 수행하는데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KBS가 수행하는 텔레비전방송 등의 특정 공익사업의 재정에 충당되며 독립채산방식에 의하여 별도로 관리된다

- 헌법재판소에서는 수신료는 부담금관리기본법상 부담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부담금관리기본법에서 부담금은 사인에게 재산권의 침해를 가하는 것이므로 부담금의 설치, 부과및 강제징수에는 법률의 근거가 필요함을 명시하고 있고, 설치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공정성 및 투명성이 확보되도록 부과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수신료 인상을 추진함에 있어 반드시 법률상 근거가 있어야 하고, 수신료의 설치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공정성 및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하는 것이다.

〇 수신료 금액에 관한 헌재의 헌법불합치

- 헌법재판소는 구 한국방송공사법 제36조 제1항(수신료의 금액은 이사회가 심의,결정하고, 공사가 공보처장관의 승인을 얻어 이를 부과,징수한다)에 대해 수신료의 금액에 대하여 국회의 결정 내지 관여를 배제한 채 KBS로 하여금 결정하도록 한 것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하여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헌법불합치의 결정을 하였다(1999. 5. 27. 98헌바70 전원재판부)

- 헌법불합치 결정의 첫 번째 이유는 대부분 가구에서 수상기를 보유하고 있는 현실에서 수신료의 결정행위는 그 금액의 다과를 불문하고 수많은 국민들의 이해관계에 직접 관련되므로, 수신료의 금액은 입법자인 국회가 스스로 결정하여야할 사항이라는 것이다.

- 또한 수신료는 국민의 재산권보장의 측면에서나 KBS에게 보장된 방송자유의 측면에서나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 관련된 영역에 속하고, 그 중 수신료의 금액, 수신료 납부의무자의 범위, 수신료의 징수절차는 수신료 부과·징수의 본질적인 요소이므로, 입법자가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라는 것이다.

- 이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현 방송법 제65조(수신료의 금액은 이사회가 심의ㆍ의결한 후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의 승인을 얻어 확정되고, KBS가 이를 부과ㆍ징수한다)으로 개정되었다.

〇 방송의 자유와 수신료

- 헌재의 결정이유에 나타난 바에 따르면, 오늘날 텔레비전방송은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의 실현에 있어 불가결의 요소이고 여론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정치적·사회적 민주주의의 발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공영방송사인 KBS가 실시하는 텔레비전방송의 경우 특히 그 공적 영향력과 책임이 더욱 중하다는 것이다.

- KBS가 공영방송사로서의 공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면서도 아울러 언론자유의 주체로서 방송의 자유를 제대로 향유하기 위하여서는 그 재원조달의 문제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KBS가 그 방송프로그램에 관한 자유를 누리고 국가나 정치적 영향력, 특정 사회세력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하여는 적정한 재정적 토대를 확립하지 아니하면 아니된다는 것이다.

- 또한 방송법 등에서는 수신료를 KBS의 원칙적인 재원으로 삼고 있으므로 수신료에 관한 사항은 KBS가 방송의 자유를 실현함에 있어서 본질적이고도 중요한 사항이라는 것이다.

〇 수신료 부과의 정당성(헌재 2008. 2. 28. 2006헌바70 전원재판부)

- 헌법재판소는 수신료 부과의 정당성에 관하여, 공영방송이 국가로부터 예산의 형태로 그 운영자금을 지원받거나 재원마련을 광고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방송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는 것은 사실상 요원해 질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 이에 수상기 소지자로부터 징수되는 수신료는 공영방송이 국가나 각종 이익단체에 재정적으로 종속되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공영방송 스스로 국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기책임하에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 이러한 의미에서 공영방송의 직·간접적 수혜자인 수상기 소지자에게 수신료를 부과하는 것은 공영방송사업의 재원마련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〇 정리

- 수신료의 인상에 관하여 방송의 공정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 그러나 수신료가 현재 KBS의 원칙적인 재원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매우 비정상이고, 이러한 비정상적 상황이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공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공정성에 관한 비판에 직면하게 되는 직접적 원인이 된다고 할 것이다.

- KBS와 수신료에 관한 방송법의 입법취지나 이에 관한 헌재의 결정이유에 나타난 바와 같이, KBS가 공영방송으로 공적 기능과 방송의 자유를 실현하고, 공영방송사업의 재원마련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서는 수신료가 원칙적인 재원이 되도록 하기 위한 수신료의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신료를 인상하려면 정윤식 교수님의 발제의견과 같이 공영방송이 공정하고 품격있는 방송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받음으로써 수신료 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만들기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 또한 수신료를 현실화하고 그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은 너무나 분명하고, 수신료를 인상하여야 한다는 점에 관하여 그 법률적ㆍ제도적 정당성도 갖추었다고 할 것이므로, 수신료 인상의 추진에 있어서도 밀실에서 이루어지거나 일방적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설득 등을 통해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그 사회적, 법적 정당성을 얻기 위한 과정이 반드시 거쳐져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