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2014. 4. 2. 13:30경 KBS라디오 표준FM "라디오중심, 이규원입니다'에서
방송된 "헌재의 야간시위 금지 한정위헌 결정'에 관하여
전화인터뷰한 답변자료의 내용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전문가 두 분, 차례로 만나봅니다

먼저 헌재의 이번 결정이 가져올 부작용을 상당히

우려하는 분입니다. 이번 위헌 소송에서 경찰청 대리인을 맡으신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이헌 공동대표, 전화연결합니다 (인사)

(이헌) 011-357-7703

1.앞으로는 사실상 밤 12시까지의 야간 집회가 허용이 될텐데... 헌재의 이번 결정,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 이번 헌재결정에서는 집시법에서 야간시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낮시간이 짧은 동절기의 경우에는 직장인이나 학생을 사실상 시위를 주최하거나 참여할 수 없게 되어 심야시간대를 제외하고 일몰후부터 같은날 24시까지(보편화된 야간의 일상생활의 범주) 시위를 전면금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박탈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이다.

- 그러나 첫째 야간 옥내집회는 일반적으로 허용되고, 지난번 헌재의 야간옥외집회 금지에 관한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야간 옥외집회를 허용하고 있는데, 굳이 야간시위까지 허용하는 데에 대해 동의할 수 없는 입장이다.

- 둘째 일몰 후 12시까지는 시민들이 귀가하는 러쉬아워이자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시간으로서 이 시간대 다수가 모여 도로를 이동하는 시위를 허용할 경우에 도심지 교통체증이 엄청나게 발생하게 되고, 시위 장소 부근(주로 도로, 광장, 공원)의 집에서 쉬거나 부근에서 만남을 가지거나 운동이나 휴식 활동을 하려는 시민들에게 주간이나 심야시간 보다 더한 소음이나 이동의 불편함을 더욱더 가져오게 할 수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생각한다.

- 셋째 대법원은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결정은 법원에 기속력을 가지거나 재심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한정위헌결정으로 인한 시위 현장이나 사법기관에서의 법적 처리에 있어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이헌 변호사께서는 이번 위헌 소송에서 경찰청 대리인을 맡으신 것으로 아는데... 경찰측이 야간 집회에 반대했던 이유는 뭐였습니까?

- 그간 집시법에서 야간시위를 금지하였던 취지는 이번 헌재 결정에서도 인정한 바와 같이,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의 휴식권이나 통행권, 주변 상인들의 영업권 등을 침해하는 정도가 주간보다 더 심하다는 것이다.

- 야간이라는 특수성으로 시위양상이 감성적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고, 경찰력도 이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었고, 이러한 집시법의 입법취지를 강조하는 입장에서 야간시위에 반대하였다.

- 또 경찰의 입장에서 야간에는 주간보다 신분 은페가 용이한 반면, 범법행위의 채증이 곤란하여 야간시위가 폭력 집회나 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고, 시위참가자는 물론이고, 경찰관의 안전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 그리고 야간 집회,시위를 관리하기 위해 주간 보다 3배 이상의 경찰력이 집중 투입되어(1998년부터 10년 통계에 의하면 야간집회 건당 7.33중대 투입, 주간집회 건당 2.38중대 투입) 치안수요가 급증하고 상대적으로 민생치안에 소홀히 되는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경찰측은 야간시위에 반대하였던 이유이다.

- 여기에 형법이나 공직선거법 등에서는 야간이라는 특수상황에 대해 범죄를 따로 정하거나 규제하고 있고,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야간시위는 일반적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논리적 근거도 제시하였다.

3.야간 집회가 주간 집회에 비해서 실제로 폭력성을 갖는다는 근거가 있습니까?

- 이번 헌재결정에서도 판단한 바와 같이, 12시 이후 야간시위를 금지하는 이유로서, 시위참가자 입장에서도 주간보다 감성적으로 민감해지거나 합리적인 판단력, 자제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 그 이전 1994년 헌재결정에서도 “심리학적으로 야간에는 주간보다 자극에 민감하고 흥분하기 쉬워서 집회 및 시위가 본래의 궤도에 일탈하여 난폭화할 우려가 있고, 또 불순세력의 개입이 용이하여 이를 단속하기에 어려운 특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 경찰의 통계상으로도 일반적인 폭력범죄에 있어 야간의 발생비율이 주간의 발생비율 보다 3배 이상(61.6%)이라는 것이고, 야간시위를 금지하고 있는데도 야간에 발생한 폭력시위가 주간에 발생한 폭력시위 보다 10배 이상이 넘는다고 하므로, 야간에 폭력성이 증가하고, 야간시위가 주간집회나 시위 보다 폭력성을 갖는다는 주장의 통계적 근거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4.하지만 야간 집회가 그동안 다소 폭력적이었던 건 경찰이 이를 금지하고 막았기 때문이다.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야간 집회가 사실상 합법화된 만큼 물리적인 충돌은 없을거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야간시위에서 폭력이 발생하였던 경찰이 원천봉쇄하는 방법으로 금지하고 이를 해산시키려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 우리의 경험으로도 집회를 끝나고 종료하는 시점에서 경찰의 저지선, 폴리스라인을 넘어가 시위하려는 인원들과 충돌이 빚어지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 특히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의 양상은 광장민주주의를 내세워 도로를 점거하거나 청와대진출 등을 주장하면서 경찰과 충돌하는 것이다.

- 그간 야간시위의 모습과 같이 시위 주최자나 참가자들이 폴리스라인을 무시하고 도로를 점거하거나 공공시설의 진입을 꾀하고자 한다면,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야간시위가 사실상 합법화되었다고 하더라도 경찰과 시위대의 물리적 충돌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5.사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데... 경찰이 집시법을 이유로 이를 막았던 건 무리가 있다, 이번 결정으로 국민들의 권리가 더 보장받게 됐다는 환영의 목소리도 있거든요?

-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절대적 자유가 아니라 상대적 자유로서 헌법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제한된다.

- 집시법의 입법목적은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한 입법이다.

- 특히 시위는 집단적 행위이면서 시위대의 이동성과 타인의 의사에 대한 영향을 행사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 제한이 불가피하고, 시위로 인한 다른 시민들의 휴식권 침해 등도 기본권을 보장되어야 한다.

- 이번 결정으로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더 보장받게 된 측면이 있으나, 시위(특히 야간시위)로 인하여 피해와 불편, 공공의 위험을 겪게 되는 일반 시민들의 권리는 오히려 더 침해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6.일각에서는 24시간 집회가 가능하도록 밤 12시 이후의 집회도 전면 허용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 이번 헌재 결정에서 밤 12시 이후의 시위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 그 이유에 대해, “야간시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사회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고 시민들의 주거 및 사생활의 평온을 보보하기 위한 것으로 야간시위를 금지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 또 야간 시위 전부를 허용할 경우, 공공의 질서 내지 법적 평화에 대하 침해의 위험이 높아 일반적인 옥외집회나 시위에 비하여 높은 수준의 규제가 불가피한 경우에도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밤 12시 이후 시위를 금지할 것인지는 입법자가 국민의 가치관과 법감정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여 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 야간시위 금지의 목적성과 필요성 등이 인정되는한 수면권 마저도 침해될 수 있는 밤 12시 이후 시위 허용 주장은 국민의 법감정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7.이번 결정을 계기로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는 집회 신고 제도도 대폭 정비해야한다,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바꿔야한다는 지적에는 어떤 입장이세요?

- 헌법재판소는 올해 1월에 집시법의 신고에 관하여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 그 요지는 “집시법의 사전신고는 경찰관청 등 행정관청으로 하여금 집회의 순조로운 개최와 공공의 안전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한 것으로서, 협력의무로서의 신고이다. 집시법 전체의 규정 체제에서 보면 집회시위법은 일정한 신고절차만 밟으면 일반적·원칙적으로 옥외집회 및 시위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 또한 우리 헌법상 집회에 대한 허가는 인정하지 아니하고 잇는데, 집회에 대한 사전신고제도는 헌법 제21조 제2항의 사전허가금지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집회나 시위 신고제도가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주장이나 허가제가 신도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주장이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이헌 공동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