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발표에 언급된 바와 같이, “법조계 내 ‘전관예우’를 막지 못하면 법원과 검찰은 국민의 신뢰를 잃고, 인권옹호나 법치주의 실현 등의 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전관예우의 척결이 자유민주주의 시민혁명의 진전에 필수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에 공감한다.

- 그러나 이번 세월호 참사로 전관예우 문제는 법조계 뿐만 아니라 전체 관료 사회에 해당하는 ‘관피아’ 문제이고, 이는 1983년 시행된 공직자윤리법의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으로 규제하고 있었으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 특히 법조계의 전관예우 문제는 이를 막는 것 뿐만 아니라 전관예우의 논란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법원과 검찰을 바로 잡는 데에서 더 나아가 법원과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나라의 근본을 바로잡는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 ‘전관예우’란 전직 판사 또는 검사가 퇴직한 후 변호사 일을 할 경우에 현직 판사와 검사가 재판이나 수사의 과정과 절차에 있어서 특혜를 주는 일이다.

- 전관예우와 같은 추상명사는 ‘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과 없다고 믿는 사람의 논쟁과 같이 그 존부 및 내용에 대하여 다툼이 있는 것과 같다는 주장이 있다.

- 법조계에 이러한 개념의 “전관예우가 존재하고, 이는 계속될 것이다”에 는 법조인의 의식에 관한 조사결과에 대해 공감하지만 일반적인 법조인의 의식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다만 시민들에 대한 조사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수임료가 비싸도 전관예우를 선택하겠다” 등의 답변이 전관예우의 현실을 보여주고, 이에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 ‘전관예우’의 논란에 따라 퇴임한 판검사 출신 변호사 및 소속 로펌에 사건을 독점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이는 과거 현직 판검사 등의 개업지를 제한하는 변호사법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1989. 11. 20.자 헌법재판소의 결정(89헌가102 결정) 이후 나타나고, 전관예우에 관한 언론의 보도에 의하여 구체화되었다.

- 전관예우에 관한 보도와 비판이 오히려 소송당사자에 대한 잘못된 학습효과를 주게 되고, 이에 관한 대형로펌의 악용 등으로 소수의 전관 변호사 및 대형로펌의 사건 독점 현상이 발생한다.

- 여기에 로스쿨 제도에 따른 변호사의 대량공급, 법률시장의 장기 침체, 법률시장의 개방 등에 의한 법조계의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배고픈 변호사는 배고픈 사자보다 무섭다).

○ 공직자윤리법에서 판ㆍ검사를 포함한 일반 공직자의 경우에는 공직자윤리법에서 퇴직 전 5년간 소속 부서의 업무와 관련 있는 민간기업에 2년 동안 취업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이와 별도로 법조계의 전관예우 방지를 위해 변호사법에서 판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퇴직 전 1년부터 퇴직한 때까지 근무한 기관 사건을 1년 동안 수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또한 퇴직일로부터 2년 동안 수임한 사건에 관한 수임자료와 처리 결과는 지방변호사회에 제출하여 대한변협 내 법조윤리협의회는 법조윤리 위반에 관한 징계개시의 신청과 수사의뢰 등을 하며, 그 업무수행에 관한 운영상황을 국회에 보고하게 된다.

- 현재 대법원은 법조 일원화와 평생법관 제도의 도입으로 법조경력 5년 이상 법조인이 판사로 선발되도록 하였고, 법원장을 비롯한 고위 법관들이 정년까지 근무하는 여건 속에서 재판 경륜이 판결에 반영되도록 하고 있으며, 이에 관련하여 상고법원 등의 제도도 모색하고 있다(그 이외에 판결문 공개와 재판의 영상녹화, 인신구속제도의 개선, 합리적인 양형제도의 기준 마련 등).

- 참고로 우리나라의 민사사법제도에 관하여 소송기간, 비용, 절차의 복잡성 등을 기준으로 하여 세계은행은 2012년에 이어 2013년에 세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 판ㆍ검사 등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이므로(헌법 제7조 제1항) 공무원에 대한 기본권의 광범위한 제한이 가능하지만, 공무원도 기본권의 주체이고 노무의 대가로 얻은 수입에 의존하여 생활하는 근로자로서 성격을 가진다.

- 공직자윤리법 제2조는 “헌신할 수 있도록 공직자의 생활을 보장하고, 공직윤리의 확립에 노력하여야 한다”, 제17조 제5항은 “퇴직공무원의 취업제한에 관한 직무관련성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에 퇴직공직자의 자유 및 권리 등 사익과 퇴직공직자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방지를 통한 공익 간의 균형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대법원은 “취업이 제한되는 영리사기업체와의 업무관련성의 범위를 판단함에 있어, 퇴직예정 공직자가 퇴직 후 취업을 목적으로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는 등의 부정한 유착 고리를 사전에 차단하고 영리사기업체에 취업한 후 퇴직 전에 근무하였던 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함으로써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공직윤리를 확립하고자 하는 입법 취지를 고려하는 한편, 헌법 제15조(직업선택의 자유) 및 공직자윤리법 제17조(퇴직공직자의 관련 사기업체 등 취업제한) 제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고 판단하였다(2009도4673 판결).

○ 세계 어떠한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는 전관예우라는 관행이 존재한다고 평가되는 부끄러운 사법적 현실에서, '전관예우금지' 규정의 철저한 시행은 물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의 도입 논의를 병행하여야 할 것이다.

- 상당수 법조계 전문가들은 “사법시스템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변호사업계의 정상화를 위해 전관예우를 근절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하면서, 전관 변호사의 수임 내역을 감독하는 등 현행 규제 외에 고위 전관들이 개업을 하지 않고도 사회에 떳떳하게 공헌할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원로법관 제도 도입, 공증사무의 전담, 조정센터의 참여, 로스쿨 석좌교수 재직, 공익법무법인 활동 등).

- 얼마전 사법정책자문위원회는 안대희 전 대법관의 총리 후보 낙마사건 이후 커지고 있는 전관예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법관들에게 주의를 환기하고,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 등 외부 기관과 함께 환경 정화에 노력할 것을 당부하였으며, 장기적으로 평생법관제 정착과 퇴직 고위 법관의 공익활동기회 보장 등 방안을 제시하였다.

○ 어느 대형로펌의 변호사의 말

“연금이 있다고 하지만 직업의 자유는 만인에게 평등한 것인데 고위 판·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퇴임 후 변호사 활동 등을 못하게 틀어막는 것은 무리이다. 변호사 활동을 하지 않고도 품위를 유지하며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만드는 것만이 근본적인 대책이다. 그런 제도를 마련하는 것조차 특혜라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약간의 사회적 비용만 투입하면 온 국민이 박탈감을 느끼고 사법시스템을 불신하는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