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보호수용법안의 제정 입법을 통하여 도입하려는 보호수용 제도는 2011년 법무부에서 정부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한 형법총칙 전면개정안에 포함하여 도입하려던 보안처분 제도의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고 보여진다.

- 당시 법무부가 보안처분을 도입하는 데에 대하여 반대하는 측에서는 2005년 폐지된 구 사회보호법의 보호감호 제도와 다름이 없고, 실질적으로 형벌과 다름이 없는 인권침해적인 이중처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 당시 법무부는 “보호수용 제도의 도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지 않았고 이 제도의 형벌 억지력은 이미 입증된 바가 있으며, 흉포화ㆍ지능화되는 살인, 강도, 성폭력 등 강력범죄에 대해 상습범과 누범을 삭제하는 대신 이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범인 교화에 힘쓸 수 있고, 동시에 강력범죄로부터 사회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이었다.

○ 이번에 법무부에서 도입하려는 보호수용제는 보안관찰법의 보안관찰처분, 치료감호법의 치료감호, 형법 제62조의2의 보호관찰과 사회봉사ㆍ수강명령 이외에도 특정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아동ㆍ청소년 등 성범죄자의 신상정보에 관한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 성폭력범죄자의 약물치료 등과 함께 범죄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보안처분 제도의 하나이다.

- 형벌과 보안처분의 관계에 관하여 이원론과 일원론이 대립하고 있고, 형벌과 보안처분 간의 본질적 차이를 긍정하는 이원론의 입장은 ① 형벌은 과거의 범죄에 대한 응보이지만, 보안처분은 장래의 행위자의 위험성의 예방이 목적이고, ② 형벌의 기초는 비난가능성으로서의 책임이지만 보안처분은 사회적 위험성인 것이고, ③ 형벌은 일반예방을 의도하지만 보안처분은 특별예방을 꾀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 우리 헌법 제12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ㆍ구속ㆍ압수ㆍ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ㆍ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여기서 ‘처벌ㆍ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 중 처벌이란 형사상의 처벌을 의미하므로, 보안처분에 관하여 이원론의 입장에서 형벌과 별개라는 취지의 헌법적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다.

○ 법 이론적으로나 법 실무적으로도 형벌은 범죄행위를 한 자에 대한 응보 등을 목적으로 그 책임을 추궁하는 사후적인 처벌인 반면, 보안처분은 형벌만으로 불충분하거나 부적당한 경우에 보충적ㆍ대체적으로 범죄위험자나 범죄행위자에 대해 과하는 범죄예방처분이자 그 범죄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고자 하는 제도라는 데에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 최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그 보안처분의 일종인 ‘특정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아동ㆍ청소년 성범죄자의 신상정보에 관한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 제도’에 관하여 이 제도는 범죄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응보 등을 목적으로 그 책임을 추궁하는 사후적 처분인 형벌과 구별되는 일종의 보안처분으로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일관하여 판단하고 있다. : 전자발찌 제도에 관하여는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도11996 판결, 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0헌바187 등이 있고, 신상정보에 관한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 제도에 관하여는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도2763 판결, 헌법재판소 2013. 10. 24. 2011헌바106,107 등이 있다.

○ 이번의 보호수용제도는 과거의 보호감호와 같이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피보호수용자에 대하여 보호수용 시설에 수용하여 교육 및 개선을 하도록 하여 사회에 복귀하게 하고, 출소자에 대하여도 보호관찰에 의하여 재범 방지를 위한 준수사항을 부과하고 지도ㆍ감독 및 원호를 위한 조치를 하는 등을 내용으로 한다.

- 이러한 보호수용 제도 등의 보안처분의 도입은 사이코패스식이나 묻지마식 흉악범죄, 아동 등에 대한 성범죄 등 흉악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는 상황에서 그 흉악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국민의 법감정에 부합하지 아니한다거나 이러한 흉악범죄자들을 사회로부터 엄중 격리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국민적 여망에 따른 것이다. : 특히 2008년 나영이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조두순이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2020년에 출소하여 거리를 활보하게 된다고 하여 조두순의 재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운동도 전개되고 있고, 성충동 약물치료의 실효성에 관한 논란이 있으며,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폭력 전과자가 저지른 2012년 중곡동 부녀자살인 사건의 사례에서도 전자발찌와 같은 보호처분 제도의 한계를 해소하는 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는 거센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 다른 한편으로 관련 통계에 의하면 보호감호 폐지 이후 가출소자의 재범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번의 보호수용 제도는 형벌의 기본원칙인 책임주의에 상응하는 보안처분의 비례성의 원칙을 규정하여 그 남용을 방지하였으며, 특히 최근 세월호 참사사건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범죄자의 인권도 무시할 수는 없으나 피해자나 잠재적으로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전체 국민들의 기본권이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회분위기도 재도입 논의가 이루어지게 된 요인이 될 수 있다.

- 또한 보호수용제도와 형벌은 모두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처분으로 구금시설에의 수용은 공통되는 것이지만, 보호수용은 강제노역이 금지된다는 점에서 형벌과 기본적인 차이가 있고, 또한 수용밀도, 접견, 서신발송, 전화사용, 급여, 근로보상금액 등 각종 처우에서도 형벌과 기본적인 차이가 있다.

○ 보호수용 제도의 도입에 반대하는 측은 “① 자유형의 상한이 ‘유기징역 및 유기금고의 경우 30년 이하로, 그 형을 가중하는 때에는 50년까지’로 과거보다 확대되었으므로 굳이 보안처분을 추가로 부과하지 않더라도 강력범죄자를 사회로부터 충분히 격리할 수 있다. ② 이러한 범죄자에 대하여 형벌 외에 추가하여 보호수용을 부과하는 경우 너무 가혹하다.”는 등의 주장을 제기하고, 보호수용의 대상이 되는 당사자의 입장으로서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 침해라고 주장할 수는 있고, 과거 보호감호의 경험에 따라 이중처벌 및 위헌의 논란도 있을 수 있다.

- 과거 헌법재판소 결정(1989. 7. 14. 88헌가5,8,89)에서 “구 사회보호법에서 전과나 감호처분을 선고받은 사실 등 법정의 요건에 해당되면 재범의 위험성 유무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그에 정한 보호감호를 선고하여야 할 의무를 법관에게 부과하고 있으니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적법절차 원리), 제37조 제2항(기본권의 본질적 내용 침해금지), 제27조 제1항(재판을 받을 권리)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 그러나 그 이후 개정된 사회보호법에 관하여 헌법재판소 결정(1991. 4. 1. 89헌바17,85,100,109,129,167)에서 “보호감호처분은 재범의 위험성이 있고 특수한 교육ㆍ개선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사회복귀를 촉진하고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처분이므로 형벌과 보호감호를 병과한다고 해서 거듭처벌금지의 원칙, 적법절차 조항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보호감호 집행의 현실적 여건이 불만족스럽다고 해서 보호감호 제도 그 자체가 바로 위헌적으로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한편 2005년 사회보호법이 폐지되면서 이미 판결이 확정된 보호감호를 종전의 사회보호법에 따라 집행하도록 하고 있는 부칙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 결정(2009. 3. 26. 2007헌바50)에서 “보호감호는 형벌과는 목적과 기능을 달리하는 사회보호적 처분이고 그 집행상의 문제점은 집행의 개선을 통하여 해소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폐지된 사회보호법이 규정하고 있던 보호감호제도가 위헌이라고 보기 어렵고, 입법자가 종전 사회보호법을 폐지하면서 적지 않은 수의 보호감호 대상자를 일시에 석방할 경우 초래될 사회적 혼란의 방지, 법원의 양형 실무 및 확정판결에 대한 존중을 고려하여 법률 폐지 이전에 이미 보호감호 판결이 확정된 자에 대하여는 보호감호 집행을 하도록 한 것이므로 이중처벌에 해당하거나 비례원칙에 위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며, 판결 미확정자와의 사이에 발생한 차별은 입법재량 범위 내로서 이를 정당화할 합리적 근거가 있으므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 이에 이번에 법무부가 도입하려는 보호수용 제도에 관하여 이 제도와 사실상 동일한 보호감호처분이 과거에 위헌으로 결정되었다는 반대측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른 주장이고, 과거 진보정권의 이념적 성향으로 사회보호법이 폐지되었다는 사유를 내세우거나 이전의 보호감호처분이 가지고 있었던 많은 문제점들을 그대로 답습하였다고 하여 이번의 보호수용 제도의 도입에 반대하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 미국과 일본은 상습강력범죄에 대해 형량을 가중하고 독일,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벨기에 등 대다수 유럽국가는 보호감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 보호수용 제도의 도입에 반대하는 측은 독일의 보안감호에 대하여 2009년 유럽인권재판소가 유럽인권협약위반이라는 판결을 하였고, 이에 따라 개정한 보안감호에 대하여 독일연방헌법재판소가 2011. 5월 위헌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반대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 위헌결정은 보안감호 자체가 위헌이라는 취지가 결코 아니다. : 유럽인권재판소는 보안감호를 유죄판결과 함께 부과하지 않고 형기복역 중에 보안감호 처분을 결정하는 사후적 보안감호에 대하여 유럽인권협약위반이라는 판결이었고,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보안감호 그 자체가 위헌이라는 것이 아니라 보안감호가 교도소 수용과 분명한 차이가 있지 않아 수용자의 자유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입법자에게 2년 내에 형벌과 차이가 있는 제도로 다시 개정할 것을 주문한 결정이었다.

○ 정 리

- 김상겸 교수 님의 주제발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국가가 흉악범죄의 예방을 위하여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자신의 책무로서, 법은 사회의 요구로 필요성이 있는 경우 만들어지는 것이고, 연쇄살인범죄나 아동과 여성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위험으로부터 국민과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공익성의 목적이 있다면 이번 보호수용 제도의 도입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 형벌에 의한 복역기간 동안의 교정행정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부분을 보호수용 제도와 같은 보안처분의 시행을 통하여 선량한 시민과 사회를 보호하여야 한다는 것은 헌법에서도 규정하고 있는 바로서, 그 법리적 근거 뿐만 아니라 국민적 지지여론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 특히 모든 국민들이 우려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는 반사회적 범행으로부터 적극적으로 사회를 방위하기 위한 노력으로 엄중한 형벌과 병행하는 보호수용 제도를 도입함과 동시에, 새로 도입되는 보호수용 제도에 대한 국민적 비판과 남용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그 입법목적이나 시기도 매우 정당하고 적절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