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현 위원장 기고문 논란..일부 퇴장속 파행(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회의 운영방식을 놓고 논란을 거듭하던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미디어 관련법 논의에 착수했다.

미디어위는 지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의결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그동안 회의 공개 및 여론조사 시행 여부 등에 대해서만 공방을 벌이고 정작 미디어관련법 논의는 손도 대지 못했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나라당이 추천한 선문대 황근 교수와 민주당이 추천한 성공회대 최영묵 교수, 선진과 창조의 모임 추천을 받은 한국외대 문재완, 고려대 박경신 교수가 각각 방송법 개정에 대한 주제 발표를 했다.

추천 정당에 따라 방송법에 대한 입장이 확연히 엇갈렸다.

황 교수는 "침체한 방송산업을 활성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송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며 방송법 개정안에 찬성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방송법 개정안은 종합편성PP와 보도PP 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에도 대기업과 신문의 진입을 허용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교수도 "신문은 누구나 자유로이 발행할 수 있지만, 방송은 소수가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며 개정안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반면 최 교수는 "정부와 한나라당은 대기업의 언론사 진출과 신방 겸영에 대해 여론 독과점의 비난이 거세지자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그러나 2005년 이후 방송산업 규모가 늘었지만 방송업계 종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미국도 지역방송이 전국 규모의 자본에 흡수됐을 때 다양성을 훼손한다고 보며, 신방 교차소유 금지제도도 존재한다"고 방송법 개정안 반대 의견에 가세했다.

이와 관련, 미디어위는 내주부터 방송.신문과 인터넷 2개 분야로 분과위를 구성해 집중 논의에 들어가기로 잠정 합의했다.

앞서 미디어위는 민주당이 추천한 강상현 공동위원장의 "여당 쪽의 태도를 보면 정말 성의도 없고, 예의도 없고, 정의롭지도 않다"는 신문 기고문을 문제로 일부 위원이 퇴장하고 이에 따라 정회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한나라당 추천 위원들은 회의가 시작하자마자 위원장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이헌 공동대표는 "위원회에서 있었던 일을 이렇게 외부에 기고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성의없고, 정의롭지 못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한 분의 얼굴을 보고 회의를 진행하느냐"고 따진 뒤 퇴장했다.

미디어위는 이 같은 공방을 한 시간 가량 벌이다 강 위원장의 유감 표명으로 논란을 일단락했다.

미디어위는 신문.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진출을 허용한 방송법과 신문법, IPTV법, 정보통신망법(사이버 모욕죄) 등 4개 쟁점 미디어법에 대해 오는 6월15일까지 논의, 여론수렴을 하도록 한 여야 합의에 따라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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