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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표결의 적법성에 관한 시변의 논평
  • 작성일
  •   :  2009-07-24

    - 미디어법 표결의 적법성에 관한 시변의 논평 -


    미디어법이 여야간 이성적인 토론과 표결로 처리되지 못하고 그 강행처리 과정에서 또 다시 참담한 국회 내 폭력과 갈등을 보여주었다. 미디어법 표결의 적법성에 관한 논란도 쟁점이 되었으나, 당시 발생한 사실관계의 실체가 분명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에 대한 섣부른 법률적 판단은 대립과 갈등만을 심화할 뿐이어서 경계해야 할 것이다.

    다만 미디어법 표결에 관한 법적 논란이 제기된 상황에서 언론보도 내용들을 기초로 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방송법 처리를 위한 표결이 재투표인지 여부에 관하여, 국회법 제113조에서는, “표결이 끝났을 때에는 의장은 그 결과를 의장석에서 선포한다”라고 규정하는데, 이 번 사안에 있어 당시 국회의장을 대리한 부의장이 다시 투표를 할 것을 독려하기 이전에 투표결과를 선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부의장이 투표의 종료선언과는 무관하게 이를 재투표로 볼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국회의 의사절차나 입법절차에 헌법이나 법률의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흠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그 자율권은 권력분립의 원칙이나 국회의 위상과 기능에 비추어 존중되어야 할 국회의 자율권에 속하는 것이다. 또한 회의장내에 있는 의원에게만 표결권이 주어지고 투표함이 폐쇄될 때까지 표결에 참가할 수 있다고 규정한 국회법 제111조에 의한다면, 이번 사안의 표결 당시 회의장내에서 물리적 충돌로 그 표결이 여의치 않아 제대로 표결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고, 부의장이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그 표결의 기회를 위해 다시 투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의장의 재량 영역에 속하는 의사진행권으로서 국회의 자율권에 속하는 사항으로 볼 수 있어 이를 두고 재투표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일사부재의에 관하여 국회법 제92조에서는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중에 다시 발의 또는 제출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의결정족수 등에 관하여 그 정족수를 결여한 경우인지 아닌지에 관한 판단도 국회의 자율권에 속한다. 또한 국회법 등 법률조항은 문면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당시 부의장이 표결결과를 선포할 때까지 의결정족수가 미달되었다면 부결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이번 사안에서 부의장이 의결정족수 미달로 방송법에 대하여 부결이라고 선언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가결이라고 선언하지도 않았다. 이번 사안의 경우 부의장이 부결을 선포한 사실이 없는 것이 명백하기에 표결이 성립되지 아니하였고 일사부재의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의결정족수가 미달될 경우 결의의 효력이 무효라는 대법원판례가 있으나, 이는 사인간의 법률관계를 판단한 것이고 국회에서 의안의 심의나 의사결정 과정 및 절차는 국회의 자율성과 국회법에서 정하는 바에 의하여 따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의 선례로 보기에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

    국회사무처가 언급한 재투표에 관한 사례도 정족수 부족으로 재투표가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안과 전혀 다르다고 단정할 수 없다.

    대리투표의 논란도 제기되고 있으나 국회의 자율권을 존중하여야 하는 이상 법률안 가결ㆍ선포행위와 관련된 사실인정은 국회본회의 회의록의 기재내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대리투표에 대한 주장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회의록 등 공적 기록에 의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인 것이다(2006헌라2).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하여 제3자가 언론 등을 통해 언급하는 것은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자제되어야 할 것이지만, 이번 사안에 관하여 헌법과 국회법 및 정확한 사실 규명을 토대로 한 헌법재판기관의 판단이 있기를 기대한다. 헌법재판소는 정치적 사건에 관한 헌법적 가치를 판단하고 정치권력을 순화하는 기관이니 만큼, 이번 사안에 나타난 국회 내 폭력과 갈등에 대하여 국회의 자율권 등에 관한 문제 이외에도 다수결의 원리, 공개와 이성적 토론의 원리 등 의회주의의 원리를 엄중하게 선언하여야 할 것을 바라는 바이다.

    2009.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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