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헌법재판소의 신문법에 관한 2006. 4. 6. 공개변론에서 진술한 준비서면입니다.

                                    준   비   서   면

       사  건   2005헌마 165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
             제16조 등 위헌확인
       청구인   정  인  봉 외 1
   
 위 사건에 관하여 청구인들 대리인은 다음과 같이 변론을 준비합니다.

                                      다      음

1. 청구인들의 심판청구 요지

가. 청구인 정인봉은 알 권리를 가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언론의 자유에 기본적인 이익이 있고, 세금을 납부하는 납세자로서 정의와 평등의 관념에 반하는 국가의 예산집행에 대하여 저항할 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청구인 ㅇㅇㅇ은 일간신문을 발간하는 (주) 환경건설일보의 대표이사로서 자유언론에 대한 국가의 부당한 간섭과 통제에 대하여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 언론의 자유는 자기실현의 수단이면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권 질서의 가장 핵심적인 것입니다. 이는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국민이 국가로부터 가지는 방어권으로서 성격을 가지고 국가권력의 간섭이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므로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자유가 확보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언론의 자유에 관하여 시민사회 내부에서 서로 대립하는 다양한 사상과 의견들의 경쟁을 통하여 언론의 해악이 자체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면 국가의 개입은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는 것입니다. 또 제도적 보장으로서 보도의 자유는 언론기업의 독과점을 금지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보도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으로서 언론에 대한 간섭과 규제를 정당화하거나 보도의 자유에 내포된 주관적 공권을 부인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다. 그런데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이하 '신문법'이라고 함) 중 제16조(자료의 신고), 제17조(시장지배적 사업자), 제33조(신문발전기금의 설치 및 조성), 제34조 제2항, 제37조 제5항의 규정은 아래와 같은 위헌사유가 있습니다.

(1) 신문발전위원회의 위헌사유

① 신문법 제16조에서는, 일간신문을 경영하는 정기간행물사업자로 하여금 정기간행물의 전체 발행부수 및 유가 판매부수, 구독수입과 광고수입을 신고하고, 발행주식 또는 지분총수와 자본내역, 100분의 5 이상의 주식과 지분을 소유한 주주 또는 개인별 내역에 관한 사항을 신문발전위원회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신문발전위원회는 그 신고사항을 검증·공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② 신문기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국가기관인 신문발전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하는 것은, 같은법 제28조 제3항에서 신문발전위원회의 위원을 문화공보부장관이 위촉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사실상 언론기관을 정부에서 통제하고, 언론기업을 국가권력에 예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 명백하므로, 이는 헌법에서 "국가권력에 대한 방어권적 성격"으로 규정하는 언론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2) 시장지배적 사업자: 평등의 원칙 위배

① 신문법 제17조에서는,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전년 12개월 평균 전국 발행부수의 100분의 30 이상, 3개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의 합계가 100분의 60 이상인 경우에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고 함)에서 정하는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신문법 제34조 제2항 제2호에서 시장지배적사업자에게는 신문발전기금을 지원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② 이는 언론기관을 일반기업으로 보아 통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서, 언론기관에 대하여 국가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이라는 관점을 피하거나 은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 방송법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나 방송발전기금에 관하여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있음에 비추어, 국민의 여론형성에 커다란 영향력을 지닌 정기간행물을 표적으로 하여 제정된 것으로서 평등의 원칙에 위배됩니다.

③ 한편 공정거래법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요건을 시장점유율이 100분의 50 이상, 3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의 합계가 100분의 75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유독 언론사업에는 더 엄격한 요건을 부과하여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제약을 가하고 있음은 실로 부당한 것입니다. 또 이는 현 정부가 적대세력이나 부패언론으로 몰아세운 언론들이 시장지배적사업자로 규제받게 될 것임을 상정하여 제정된 것으로서 그 제정의도에 있어서 언론이 가장 멀리하여야 할 국가권력의 어두운 그림자에 휩싸여 있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입니다.

(3) 신문발전기금의 위헌사유

① 신문법 제33조, 제34조 제2항에서는, 신문 등 정기간행물과 인터넷신문의 진흥을 위하여 정부나 개인 및 법인의 출연금 등으로 조성되는 신문발전기금을 설치하고, 같은법 제17조에서 정하는 시장지배적사업자 등을 제외한 다른 신문사에 이를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② 이는 정기간행물 사업자를 시장지배적사업자와 다른 사업자로서 편가르기하고 시장지배적사업자에게는 일체의 기금을 배정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발행부수가 많다고 하여 채산성이 좋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를 합리적인 차별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결국 이는 시장지배적사업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여 다른 사업자를 정부의 사실상 비호세력화하자는 의도로서 다른 사업자에게는 치욕적인 '언론 길들이기'라고 할 것입니다.

③ 신문발전기금은 방송법의 방송발전기금과는 달리, 정부의 출연금, 다른 기금으로부터 전입금, 개인 또는 법인으로부터의 출연금으로 조성되도록 규정함으로써 정부의 출연금으로 운용되는 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는 언론기관이 비판기능을 수행할 수는 없게 되는 것입니다. 또 기금의 조성과 관련된 단체나 개인 등에 대하여 공정한 보도를 수행할 수 없고 편파적인 태도를 유인 또는 강요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문발전기금이라는 형태의 기금을 필요하지도 않고, 이는 언론의 자유를 서서히 질식하게 하는 독가스나 언론의 자유를 고사시키는 고엽제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4) 신문유통원의 위헌사유

① 신문법 제37조에서는 신문유통원을 설립하여 국고 보조하에 신문의 공동배달 등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② 신문유통원이라는 존재도 역시 그 설립저의를 의심하게 하는 것으로서, 시장지배적사업자에 대한 제재규정을 두고서 이에 병치하여 신문의 유통에 대하여 국고의 지원을 예정하고 있는 것은 모순된 태도인 것입니다. 또 국민의 세금으로 언론기관에 대한 당근과 설탕을 제공하여 무기력하고 순종하는 언론, 비판기능을 상실한 언론을 만들기 위한 악의적인 책략이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입니다.

2. 청구인들의 기본권침해

가. 이 사건의 이해관계기관측은, 청구인들의 이 사건 헌법소원이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과 실제성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러한 주장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사유로 이유 없는 주장입니다.

나. 청구인들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알 권리는, 언론의 자유의 한 내용으로서, 들을 권리, 볼 권리 이외에도 읽을 권리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권리입니다. 또 청구인들은 알 권리에서 파생되는 권리로서 일반국민이 자신의 사상이나 의견을 발표하기 위하여 언론매체에 접근하여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소위 액세스권과 신문 등에서 공표된 사실적 주장에 의하여 피해를 입은 경우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반론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청구인들은 신문법의 적용을 받는 신문구독자로서 내용상 자기가 선호하는 신문을 자유로이 선택할 권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에 관하여 종전의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과는 달리 신문법에서는 독자를 "정기간행물을 발행하는 자로부터 정기간행물을 유상 또한 무상으로 공급받는 자"로 정의하고, 독자에 관하여 같은법 제8조 내지 제11조에서 독자의 권익을 실정법상 권리로서 명문화하여 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 따라서 청구인들은 신문사에 대하여는 언론의 자유에 속하는 알 권리와 이와 관련되는 액세스권, 반론권을 가지고, 신문구독자로서 내용상 자기가 선호하는 신문을 자유로이 선택할 권리 및 신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독자로서의 권익을 가진다고 할 것입니다. 이는 헌법 제21조 제1항에서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 이외에도,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권이나 헌법 제37조에서 보장하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할 국민의 자유와 권리에 속한다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신문사가 주체로서 누리는 언론의 자유 등은 청구인들이 주체로서 누리는 알 권리 등의 범위내에서 상호적인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서, 신문사가 언론의 자유를 현저히 부당하게 침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범위내에 속하는 청구인들의 알 권리 등도 침해받게 된다고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라. 그러므로 이 사건 신문법의 위헌조항으로 인하여 해당 신문사가 가지는 언론·출판의 자유와 평등권 및 재산권 등을 현저하거나 심각하게 침해함으로써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는 경우에 있어서는, 청구인들은 언론의 자유에 속하는 알 권리와 이에 관련한 액세스권과 반론권을 침해당하는 것이고, 나아가 내용상 자기가 선호하는 신문을 자유로이 선택할 권리 및 독자로서의 권익 등을 침해당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이 사건 신문법의 위헌조항으로 인하여 입게 되는 불이익은 단순한 간접적·사실적 이해관계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고 직접적·법률적 이해관계라고 보아야 하는 것이므로,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나 실제성이 결여되었다고 볼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마. 나아가 청구인 ㅇㅇㅇ의 경우에 있어서는 신문법의 신문발전위원회, 시장지배적 사업자, 신문발전기금, 신문유통원에 관한 해당규정을 직접 적용받게 되는 일간신문을 발행하는 사업자로서, 특히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정부로부터 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는 경우에 언론기관으로서 본래의 비판기능을 상실하고 정부에 복종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는 등의 불이익을 입게 됩니다.

 따라서 위 청구인이 이 사건 신문법의 신문발전위원회,신문유통원에 관한 조항 이외에도 시장지배적사업자, 신문발전기금에 관한 조항으로 인하여 입게 되는 불이익은 직접적인·법률적인 이해관계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나 실제성이 결여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3. 이 사건의 쟁점에 대하여

가. 신문발전위원회의 위헌성에 관하여

(1) 이 사건의 이해관계기관측은, 신문발전위원회에 대한 자료신고에 관한 신문법 제16조는 비록 일간신문을 경영하는 정기간행물사업자가 가지는 영업의 자유 내지 영업상 비밀보호에 관한 권리를 일부 제한하는 측면을 가지고 있으나,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한 기본권제한 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2) 그러나 신문발전위원회의 위원을 문화공보부장관이 위촉하도록 규정하고, 신문기업의 내부적 내용을 모두 국가기관에 신고하게 하고 이를 검증,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언론기업을 국가권력에 예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헌법이 규정하는 언론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또 신문사의 내부적 내용을 공개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은 신문사가 가지는 영업의 자유 및 영업상 비밀보호에 관한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고, 특히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한 개인의 내역에 관한 사항까지 공개하도록 한 것은 그 개인의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할 수 있는 것으로서 헌법 제17조에서 정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3) 이해관계기관측은, 외국의 입법례를 들어 신문기업의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정한 제한을 가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할 것입니다. 즉 독일의 경우 1975년에 제정된 연방신문통계법에서 "신문산업의 구조변화와 경제적 발전에 대한 현황파악을 위해 신문과 잡지를 발행하는 기업에 대해 연방통계에 해당하는 통계자료를 매년 산출"하도록 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유럽연합 규정에 따라 언론기업도 일반 생산업체와 달리 취급할 수 없게 되었고, 연방통계청의 과도한 업무부담을 덜기 위해 1997. 12. 17. 폐지되었으며, 그 뒤 신문사의 재무제표와 영업현황에 대한 통계와 자료는 일반 생산업체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습니다.

(4) 따라서 신문발전위원회에 대한 자료신고에 관한 신문법 제16조는 언론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과 신문사의 영업 및 영업상 비밀보호의 권리,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한 개인의 프라이버시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하는 것이고, 청구인들은 언론의 자유의 주체인 국민과 언론기관 종사자로서 이에 따르는 불이익을 입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 조항이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한 기본권제한 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해관계기관측의 주장은 그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나.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위헌성에 관하여

(1) 이해관계기관측은, 신문법 제17조에서 시장지배적사업자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시장지배적사업자의 범위를 규정한 것은 신문시장 독과점의 심각한 문제점을 인식한 결과로서 헌법상 부여받은 입법재량권의 범위내에서 행한 것으로 적법하다고 주장합니다.

(2) 그러나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원칙에 의하여, 모든 공권력주체는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문법의 적용을 받는 신문사는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자 보다 더 엄격하게 신문 사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신문법을 통하여 공정거래법상의 시장지배적사업자와 신문법상의 시장지배적사업자를 임의적으로 구분하여 이를 합리적 이유 없이 시장지배적사업자를 차별하는 방법으로 달리 규율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입니다.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하지 않는 신문사의 경우에는 정부의 지원에 따라 언론의 본래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불이익을 입게 됩니다.

  또 공정거래법이 아닌 신문법 자체에서 시장점유율의 상한선을 두어서 신문사의 시장지배력을 특별히 제한하고자 하는 발상은 신문자 사주의 소유 제한과 함께 언론개혁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핵심적 요구사항이었는데, 국회의 입법과정에서 소유 제한규정은 삭제되고 시장점유율 규정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입법과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복수미디어 규제 내지 교차 소유 규제를 위한 신문점유율의 제한이 아니라 오로지 신문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점유율을 규제하는 것은, 신문의 공공 서비스적 기능이 아니라 정부에 비판적인 신문사들의 내용, 논조를 규제하고자 하는 입법자의 의도가 드러난 것입니다.

(3) 이에 관하여 이해관계기관측은 비교법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제한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채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할 것입니다. 즉 1981년 집권한 프랑스 미테랑의 사회당 정부는 1984년 "언론기업의 다원주의와 재정 투명성 및 집중제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한 신문사의 총 발행부수가 전체 신문발행부수의 20%(전국일간지), 15%(지방일간지)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였으나, 1984. 10. 10. 헌법위원회에서는 소위 반독점과 관련된 조항을 소급 적용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하고 삭제명령을 내렸습니다. 1986. 5월 총선으로 집권한 시라크 우파정부는 시장점유율 상한선을 내용으로 하는 언론법개정안을 내었으나, 1986. 7. 29. 헌법위원회는 역시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하였고, 현재에는 새로운 인수·합병을 통해 설립되는 기업들에 대하여만 시장점유율 상한규정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4) 따라서 시장지배적사업자에 관한 신문법 제17조는 평등의 원칙에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고, 입법과정에 비추어 언론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헌법상 부여받은 입법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남용하는 것이므로, 청구인들은 언론의 자유의 주체인 국민과 언론기관 종사자로서 이에 따르는 불이익을 입게 됩니다. 그러므로 신문법 제17조에서 시장지배적사업자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시장지배적사업자의 범위를 규정한 것은 신문시장 독과점의 심각한 문제점을 인식한 결과로서 헌법상 부여받은 입법재량권의 범위내에서 행한 것으로 적법하다는 이해관계기관측의 주장는 그 이유가 없습니다.

다. 신문발전기금의 위헌성에 대하여

(1) 이해관계기관측은, 신문법 제34조 제2항에서 시장지배적사업자를 신문발전기금의 지원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시장지배적사업자에게 신문발전기금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중소 정기간행물사업자에게 신문발전기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이는 신문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신문발전기금의 설치목적에 부합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신문발전기금의 설치목적 등에 비추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 언론의 자유에 침해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합니다.

(2) 신문의 자유라고 하는 국가에 대한 방어적 기본권으로서 언론의 자유를 실현하는 신문사에 대하여 신문발전기금을 통한 국가의 재정적 원조는 사회의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국가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야만 하는 언론이 결과적으로 국가적 영역으로 복속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해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신문사의 활동에 대한 국민과의 법적 관계가 사법적 관계를 넘는 공법적 관계로 들어가는 것이고, 국가의 대항권력으로서 언론의 위상이나 언론의 자유 영역이 존재할  여지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설사 신문발전기금의 설립목적이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시장지배적사업자에게 이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적 대우를 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고, 또한 자유경쟁을 원칙으로 하는 시장경제의 원리에도 반하는 것입니다.

(3) 이해관계기관측은 외국의 경우에도 정부가 신문사를 지원하는 사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할 것입니다. 즉 독일의 경우 1989년 연방헌법재판소가 일명 '우편서비스' 사건에서 "국가가 일부 신문사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시장경제에서 자유경쟁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며, 독일기본법 제5조 제1항 제2호에 보장된 국가개입과 검열금지 조항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판결한 이후에 독일 정부에 의한 직접 지원은 폐지되었습니다. 외국의 어떠한 사례에서도 특정 신문사만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거나 논조에 따른 차별을 하는 것은 당연히 금지되는 것입니다.

(4) 따라서 신문발전기금에 관한 신문법 제34조 제2항은 언론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고, 같은법 제17조의 시장지배적사업자에 대하여는 평등의 원칙 및 시장경제의 원리에 본질적인 내용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청구인들은 언론의 자유의 주체인 국민과 언론기관 종사자로서 이에 따르는 불이익을 입게 됩니다. 그러므로 신문발전기금의 설치목적 등을 내세워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 언론의 자유에 침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해관계기관측의 주장은 그 이유가 없다고할 것입니다.

라. 신문유통원의 위헌성에 대하여

(1) 이해관계기관측은, 신문법 제37조에서 정한 신문유통원에 관한 규정을 둔 것은 신문유통원을 통한 공동배달제를 이용할 것인지는 각 신문기업의 자체적인 판단에 달린 것으로서, 신문유통원을 통한 공동배달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신문기업은 신문배송의 효율적인 측면이나 비용절감의 측면에서 이익을 얻게 될 뿐 신문유통원을 통한 공동배달제도가 도입된다고 하여 신문기업의 기본권이 침해당할 소지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2) 그러나 특정 신문사만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거나 논조에 따른 차별을 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점은 앞 서 본 바와 같고, 신문의 유통에 있어서 일반기업에 대하여 행하지 않는 정부의 지원을 행한다는 것은 국민이 국가로부터 가지는 방어권이라는 언론의 자유의 본질이 부인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또 전국적인 배달조직을 갖고 독점적인 지위를 갖는 신문유통원이 배달의 인수 및 실행에 부당한 차별을 행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 더욱이 보급소가 판매소를 겸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공동배달제는 공동판매제와 엄격하게 구분하여 중립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므로, 시장지배적사업자는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고보조를 받는 전국적 조직의 막강한 신문유통원과 경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결국 신문유통원에 의한 공동배달제는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전국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소위 마이너신문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이러한 신문사의 경우에는 정부의 지원에 따라 언론의 본래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불이익을 입게 됩니다. 또 이는 소위 조·중·동 등 메이저신문사를 제외한 나머지 신문사에게 신문발전기금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전국적인 유통망을 설정하고 시장점유율 제고를 위하여 정부가 판촉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서, 언론의 자유 및 메이저신문사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3) 이해관계기관측은, 이에 관한 입법례로서 프랑스의 경우를 들고 있으나, 프랑스는 신문이 일종의 공공서비스라는 이념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국가로서, 우리나라와는 달리 통신사나 광고대행사, 신문용지 공급회사와 함께 공동배급회사도 국가 주도하에 창설되어 국가의 지원을 받는 체제를 구축하여 왔었고, 국가의 지원시 행정적 재량 여지를 배제하는 엄격한 법규정이 적용되고 있으므로, 신문법 제37조에서 정한 신문유통원에 의한 공동배달제가 외국 입법례로서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4) 따라서 신문유통원에 의한 신문의 공동배달제도는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한다고 하여 이를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규정의 위헌성과 정부의 신문사에 대한 재정원조에 의한 신문발전기금이 차별적으로 운영되는 규정의 위헌성이 전제되는 한, 헌법에서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와 자유로운 시장경제질서의 본질을 현저하게 해하는 것으로서, 청구인들은 언론의 자유의 주체인 국민과 언론기관 종사자로서 이에 따르는 불이익을 입게 됩니다. 그러므로 신문유통원을 통한 공동배달제를 시행하는 이상 시장지배적사업자를 제외한 다른 신문사는 사실상 이용이 강제될 수 밖에 없는 것이므로, 신문유통원에 대한 이해관계기관측 주장은 그 이유가 없습니다.

4. 결  론

이 사건 신문법 중 신문발전위원회, 시장지배적사업자, 신문발전기금 및 신문유통원에 관한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고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것으로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거나 침해될 것이 분명하다고 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언론의 자유는 국민이 국가에 대하여 가지는 방어권으로서 자유를 본질로 하는 것이고, 국가가 언론의 다양성을 적극적이거나 인위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신문의 다양성과 경향성을 보호하여 자유로운 언론을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신문법의 위헌조항은 정부에 비판적인 메이저신문에게는 과도한 규제만을 강조하고, 그렇지 않은 다른 신문에게는 과다한 지원을 행함으로써 오히려 자유로운 언론의 실현 자체를 부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므로, 마땅히 위헌으로 선언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2006.  3.

                                                            청구인들 대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