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노조법의 바람직한 개선방향에 대한 토론문
      
  변호사 이 헌

Ⅰ. 짚어볼 문제들(Ⅲ. 교원노조의 정치성)에 관하여

1. 근로자로서 교원의 기본권과 국민의 교육권

가. 발제문에 나타난 근로자로서 교원의 기본권과 국민의 교육권에 관한 헌법재판소 결정(헌법재판소 1991. 7. 22. 89헌가 106 결정)의 요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 헌법 제31조 제6항은 국민의 교육을 받을 기본적 권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교원의 보수 및 근무조건 등을 포함하는 개념인“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법률로써 정하도록 한 것이므로, 교원의 지위에 관련된 사항에 관하여는 위 헌법조항이 근로기본권에 관한 헌법 제33조 제1항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 사립학교 교원에게 헌법 제33조 제1항에 정한 근로3권의 행사를 제한 또는 금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사립학교 교원이 가지는 근로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고, 그 제한은 입법자가 교원지위의 특수성과 우리의 역사적 현실을 종합하고, 공공의 이익인 교육제도의 본질을 지키기 위하여 필요하고 적정한 범위내의 것이며, 사립학교 교원을 근로3권의 행사에 있어서 일반 근로자의 경우와 달리 취급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나. 최근 선고된 서울고등법원 판결(2006누1465)에서는 근로자로서 공무원의 기본권에 관하여 전공노의 총파업에 참가하여 7일간 무단결근한 원고를 파면처분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한 바가 있습니다.

- 원고가 소속 상사의 출근 지시 등 직무상 명령에 불복종한 채 총파업에 적극 가담하여 무단결근한 것은 지방공무원법의 관계규정을 위반한 것이며, 법률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하여 총파업을 감행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의 본분에 반하고 공직기강을 저해하는 행위로서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한다.

- 적법한 절차와 방법을 배제한 채 바로 불법적인 총파업을 감행한 것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적법한 행위로 볼 수 없다. 공무원이 파업하게 되는 경우 다수의 국민이 피해자가 될 수 있고 파업으로 인하여 전공노가 얻고자 하는 이익보다는 공익의 침해가 훨씬 크고, 법 집행의 의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법을 무시하는 경우 국민으로 하여금 법 집행에 불복하는 풍조를 조장하여 법치주의 실현을 저해할 수 있다.

다. 현재 교원 노동조합의 총파업, 연가투쟁 등 반법치적 행태가 학생, 학부모에게 피해로 이어질 경우 그 행위를 제한할 수 있음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러나 변호사협회 조차 법원공무원 노조측의 막무가내식 주장으로 법원내 변호사공실을 철수하는 지경에 이를 정도로서, 교원이나 공무원노동조합의 반법치적 행태에 대한 법적 제재를 용기 있고 단호하게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2. 교원으로서 지위와 교권의 원천 및 교원의 정치적 중립

가. 학부모의 자녀교육권과 교육참여권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1) 학부모의 자녀교육권과 국가의 책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2000. 4. 27.  98헌가16,98헌마429(병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자녀의 양육과 교육은 일차적으로 부모의 천부적인 권리인 동시에 부모에게 부과된 의무이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교육권'은 비록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아니하지만, 이는 모든 인간이 누리는 불가침의 인권으로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헌법 제10조 및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는 헌법 제37조 제1항에서 나오는 중요한 기본권이다.

- 부모는 자녀의 교육에 관하여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인생관·사회관·교육관에 따라 자녀의 교육을 자유롭게 형성할 권리를 가지며, 부모의 교육권은 다른 교육의 주체와의 관계에서 원칙적인 우위를 가진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교육권은 교육의 모든 영역에서 존중되어야 하며, 다만 학교교육에 관한 한, 국가는 헌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모의 교육권으로부터 원칙적으로 독립된 독자적인 교육권한을 부여받음으로써 부모의 교육권과 함께 자녀의 교육을 담당하게 된다.
 
(2) 또 학교운영위원회에 관련하여 학부모의 교육참여권을 언급한 헌법재판소의 결정(헌법재판소 2001. 1.1 29. 2000헌가278)은 아래와 같습니다.

- 학교운영위원회는 단위학교의 교육자치를 활성화하고 지역의 실정과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창의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교원, 학부모, 지역사회인사 등이 학교의 운영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게 하는 제도로서, 학부모의 교육참여권의 보장수단이다.

- 일반적으로 학부모가 미성년자인 학생의 교육과정에 참여할 당위성은 부정할 수 없으므로, 입법자가 학부모의 집단적인 교육참여권을 법률로써 인정하는 것은 헌법상 당연히 허용된다.

나. 개방형 이사제 등을 내용으로 한 개정사립학교법에 대한 헌법소원(2005헌마 1260 사립학교법 제14조 제3항 등 위헌확인) 사건에서 학교법인 이외에 학부모도 청구인으로서 사학에 대한 관계에서 학부모의 교육참여권이 침해되었음을 전제로 하여 헌법소원에 참가하였습니다. 신문법(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 관한법률) 헌법소원 및 위헌제청사건에서 신문 구독자는 간접적·사실적 이해관계를 가지는데 불과할 뿐 직접적 법률적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각하한 바가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6. 6. 29. 2005헌마 165,314,555,807, 2006헌가39(병합)].

다. 교원의 정치적 중립과 학생의 수업권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헌법재판소 2004. 3. 25. 2001헌마710 전원재판부)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이 사건 법률조항이 초·중등학교 교원의 정당가입 및 선거운동의 자유를 금지함으로써 정치적 기본권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감수성과 모방성 그리고 수용성이 왕성한 초·중등학교 학생들에게 교원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고, 교원의 활동은 근무시간 내외를 불문하고 학생들의 인격 및 기본생활습관 형성 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잠재적 교육과정의 일부분이다.

- 교원의 정치활동은 교육수혜자인 학생의 입장에서는 수업권의 침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는 국민의 교육기본권을 더욱 보장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초·중등학교 교육공무원의 정당가입 및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 또한 초·중등학교 교원에 대해서는 정당가입과 선거운동의 자유를 금지하면서 대학교원에게는 이를 허용한다 하더라도, 이는 양자간 직무의 본질이나 내용 그리고 근무태양이 달라 합리적인 차별로서 헌법상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 할 수 없다.

라. 교원의 지위와 교권이 학부모로부터 위임받은 권리로 볼 측면도 있을 것이나, 그렇지 않더라도 학생의 수업권, 학부모의 교육권은 교권 등 다른 교육주체 보다 우월한 것이 명백합니다. 따라서 교원노동조합의 반법치적 행태는 곧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위임받은 권리를 배신하는 배임행위이자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사회적 합의하에 단호한 법적 제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Ⅱ. 교원노조 교섭의 문제점(Ⅳ. 단체협약안의 문제점들)에 관하여

1. 교원노조법상 교섭권한

- 단체협약이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 단체와의 사이에 근로조건의 기준 및 기타 사항에 관하여 체결한 협정을 문서화한 것을 말합니다.

-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이용하여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행하고 평화적인 교섭에 실패할 때에 쟁의행위를 단행함으로써 실질적 평등을 확보하여 그들의 임금 및 기타 근로조건에 대해 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에 의하면, 정리해고나 사업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 단체협약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 실시에 따라 근로자의 지위와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더라도 이에 대한 쟁의행위는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또 여러 쟁의행위 목적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판단하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 단체교섭의 대상은 임금 및 근로조건의 개선으로 제한되므로 굳이 교원노조법개정안이 아니더라도 법령에 의하여 국가 또는 지방교육자치단체가 그 권한으로 행하는 정책결정에 관한 사항, 임용권의 행사 등 그 기관의 관리·운영에 관한 사항은 단체협약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이에 관한 쟁의행위는 위법행위를 구성하게 됩니다. 그간 교육당국의 단체협약에 대한 태도, 그리고 그들의 집단행위에 대한 정부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는 비난받아야 할 것입니다.

2. 교섭의 주체

- 단체협약의 당사자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로서, 노동조합과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이 유효하게 성립하려면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이 있는 사용자나 사용자단체가 그 상대방 당사자로서 체결하여야 하고, 또한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함으로써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31조 제1항 소정의 방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단체협약은 조합원 등에 대하여 그 규범적 효력이 미치지 아니합니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99다72422 판결).

- 노동조합의 실체와 법적 조직을 갖추었다면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독립사업장에 조직된 노동조합 지부 또는 분회도 단체협약의 당사자가 될 수 있고, 사용자 단체는 노동관계에 관하여 그 구성원이 사용자에게 조정 또는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의 상대방으로 위와 같은 사용자나 사용자단체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고, 단체협약을 사업장 단위로 체결할 것인지, 지역별 또는 산업별 단위로 체결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노사 쌍방의 의사에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 단체협약 체결권한이 없는 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은 무효로서, 그간 노동조합의 대표자 노조위원장의 위임을 받은 시도 지부장이 교섭위원으로 16개 시·도교육감과 체결한 단체협약은 정당한 위임에 따른 것으로서 노사 쌍방의 의사에 따라 유효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발제문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국가공무원 노조가 지방행정기관인 시도 교육감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 자체가 법률상 효력이 없거나 지방교육자치 제도의 본질에도 반한다고 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7. 1. 21. 선고 95다24821 판결)에서는, 학교법인과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대학교의 총장과 노동조합장의 기명날인만 있을 뿐, 당해 대학교를 설립·운영하면서 사무직원 등을 채용하는 사용자인 학교법인의 대표자가 단체협약의 체결 당사자로서 서명날인한 사실이 없다면 단체협약으로서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3. 현행 교원노조법을 준수하여 정치단체나 이념단체가 아닌 교원노조 답게 '임금·근무조건·후생복지 등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에 관한 사항'에 국한하여 교섭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발제문에 나타난 바와 같이 교육당국이 교육정책 사항이나, 학교 및 기관운영에 관한 사항, 학생에 관한 사항, 교섭사항이 아닌 사립학교 등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단체협약을 시도하고자 하는 데에 대하여, 엄정한 법적 제한을 가해야 할 것입니다. 불법 집단행동을 이제는 더 이상 용납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사회적 여론이 비등한 현실하에서, 전교조의 반국가적 행태와 반사회적 불법집단행위에 대하여 이에 상응하는 형사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 등의 책임을 물게 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불법행동을 방치함으로써 사실상 방조한 정부권력에 대하여도 그 책임을 물어야 마땅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