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시변이 2007.  9. 3. 노 대통령이 중앙선관위원장을 상대로 하여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이해관계인의 지위에서 제출한 의견서입니다. 

의   견   서

사          건       2007헌마700 대통령의선거중립의무준수요청등조치취소

청    구    인       노  무  현

피  청  구  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이 해 관 계 인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73-10 로이어즈타워 1205호

                        공동대표 강  훈, 이석연

                        사무총장 이 헌(전화 02-3476-5599, 팩스 02-3476-0345)

  위 사건에 관하여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은 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소원의 이해관계인으로서 아래와 같이 의견을 개진합니다.

아    래

1. 이 사건 헌법소원의 제기

가. 대통령인 청구인은, 최근 참여정부평가포럼 등에서 청구인의 발언을 선거중립의무 위반이라고 결정한 피청구인의 준수요청 조치(이하 ‘이 사건 조치’라고 함)로 인해 국민으로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는 것입니다.

나. 청구인은, 국가공무원법상 정치활동이 인정된 정무직공무원인 대통령이 공직선거법 제9조에 의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약당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였다면서, 위 조항 소정의 공무원에는 대통령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위 조항의 선거중립의무 위반여부는 대통령이 지위나 권한을 남용해 부당하게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했느냐 여부로 한정하여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며, 나아가 위 조항은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 이 사건 헌법소원의 부적법

가. 당사자적격

(1)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행사로 인해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받은 자가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서, 기본권의 보장에 관한 각 헌법규정의 해석상 국민 또는 국민과 유사한 지위에 있는 외국인과 사법인만이 기본권의 주체라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나 국가기관 등은 공권력을 행사하는 주체로서 기본권의 수범자(受範者)이지 기본권의 주체로서 그 기본권을 향유하는 자가 아니고 오히려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 내지 실현하여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는 지위에 있을 뿐이므로, 국가기관은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없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적격이 없는 것입니다(헌법재판소 1998. 3. 26. 96헌마345, 헌법재판소 1997. 12. 24. 96헌마365 참조).

또한 헌법소원은 국가권력에 의해 기본권을 침해받는 국민에게 최후의 수단으로 인정되는 권리구제방법이고, 대통령인 청구인은 우리 헌법상으로나 실제적으로 최고의 권력을 가진 국가기관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최고의 국가권력으로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의 최고책임자의 지위에 있는 대통령이 국가권력이나 공권력 행사에 의해 침해된 일반 국민이 제기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한다는 것은 헌법소원 제도의 취지와 본질에 반하는 것입니다.

(2) 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대통령도 자연인의 지위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은 말단 공무원과는 달리 그 지위와 신분은 국가적으로 중대한 의미가 있고, 국가의 운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언론으로부터 사적 영역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검증의 대상으로 삼는 현실에서 볼 수 있듯이, 사적 영역에 속하는 대통령의 행위도 자연인의 지위가 아닌 대통령의 지위에서 행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3) 그런데 이 사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 피청구인의 이 사건 조치는, 청구인의 선거관련 발언이 자연인의 지위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위에서 행하여진 것으로서, 이와 같이 대통령의 지위에서 행한 청구인의 발언이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하였다는 내용인 것입니다. 또한 청구인의 선거관련 발언은 대통령의 의견이나 발언을 듣기 위하여 마련된 자리인 2007. 7. 2. 참여정부평가포럼 강연, 7. 8. 원광대 특강, 7. 15. 한겨레신문 인터뷰 등에서 공개적으로 행하여졌으므로, 이는 순수한 사적 영역에 해당하는 행위에 속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청구인의 대통령이라는 지위나 신분과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으로도 볼 수는 없습니다.

(4) 그러므로 청구인이 대통령이 아닌 개인의 지위에서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더라도, 청구인이 대통령의 지위에서 행한 발언에 대한 피청구인의 이 사건 조치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결국 청구인이 실제적으로 국가기관인 대통령의 지위에서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과 다름이 없으므로, 청구인이 대통령의 지위에서 제기한 이 사건 헌법소원은 헌법소원을 제기할 청구인의 적격이 결여되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입니다.

나. 헌법소원의 대상

(1)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한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인 ‘공권력의 행사’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켜야 하며, 청구인의 법적 지위를 그에게 불리하게 변화시키기에 적합하여야 할 것입니다(헌법재판소 1994. 8. 31. 92헌마174 참조).

(2) 일반적으로 피청구인의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한 중지촉구 등의 조치는 현재의 법적 상황에 대한 행정청의 단순한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서, 이로 인하여 그 법적 성격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피청구인의 조치는 국민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키지 않은 단순한 권고적, 비권력적 행위로서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합니다(헌법재판소 2003. 2. 27. 2002헌마106 참조).

특히 우리 헌법에서는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 등을 위한 헌법상 독립기구로서 선거관리위원회를 두고 있고, 이에 따라 피청구인으로 하여금 대통령에 대해 견제와 균형을 꾀하는 헌법적 기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3) 그런데 피청구인의 이 사건 조치는 대통령인 청구인에게 공직선거법의 준수를 요청하거나 촉구하는 내용으로서 피청구인의 단순한 의견진술에 해당하는 권고적, 비권력적 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권력분립에 토대로 하여 행한 권한행사일 뿐이고, 대통령인 청구인에게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키지 않아 청구인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거나,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다고 볼 여지가 없습니다.

(4) 그러므로 대통령인 청구인에 대하여 선거중립의무 준수요청을 내용으로 하는 피청구인의 이 사건 조치에 대하여 청구인이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가 아니라 권고적, 비권력적 행위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할 것입니다.

3. 공직선거법 제9조에 대하여

가. 공직선거법 제9조의 위헌 여부

(1) 선거에서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공무원의 지위를 규정하는 헌법 제7조 제1항, 자유선거원칙을 규정하는 헌법 제41조 제1항 및 제67조 제1항 및 정당의 기회균등을 보장하는 헌법 제116조 제1항으로부터 나오는 헌법적 요청인데, 이는 대통령 탄핵사건(헌법재판소 2004. 5. 14. 2004헌나1 참조)에서 귀 재판소가 청구인에게 판단한 바가 있습니다. 또한 공직선거법은 3․15 부정선거 등 관권선거의 폐해가 심각하였던 우리나라의 과거 헌정사를 반성하고 건전한 선거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구체화된 법률입니다.

(2) 따라서 선거에서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9조는 이러한 헌법적 요청을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법규정일 뿐만 아니라, 과거 우리나라의 관권선거의 폐해에 대한 반성을 반영한 것이므로, 공직선거법 제9조가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라는 청구인의 주장은 그 주장 자체로서 이유 없는 것입니다.

나. 공직선거법 제9조 소정의 공무원 해당여부

(1) 공직선거법 제9조의 ‘공무원’이란, 앞 서 본 바와 같은 헌법적 요청을 실현하기 위하여 선거에서의 중립의무가 부과되어야 하는 모든 공무원 즉, 구체적으로 ‘자유선거원칙’과 ‘선거에서의 정당의 기회균등’을 위협할 수 있는 모든 공무원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상 모든 공무원이 그 직무의 행사를 통하여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여기서의 공무원이란 원칙적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공무원 즉, 좁은 의미의 직업공무원은 물론이고,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통하여 국가에 봉사하는 정치적 공무원(예컨대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2) 특히 직무의 기능이나 영향력을 이용하여 선거에서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정당간의 경쟁관계를 왜곡할 가능성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집행기관에 있어서 더욱 크다고 할 것이므로, 대통령,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에게는 다른 공무원 보다도 선거의 정치적 중립성이 더 요구되는 것인데, 선거에 있어서의 정치적 중립성은 행정부와 사법부의 모든 공직자에게 해당하는 공무원의 기본적 의무이고, 더욱이,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공정한 선거가 실시될 수 있도록 총괄ㆍ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당연히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지는 공직자로서 공직선거법 제9조의 공무원에 포함된다고 할 것입니다.

(3) 이상의 이유는 귀 재판소의 대통령탄핵사건(위 헌법재판소 2004. 5. 14. 2004헌나1)에서 청구인 본인에게 판단하였던 것으로서, 이에 반하여 국가공무원법상 정치활동이 인정된 정무직공무원인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제9조 소정의 공무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도대체 그 이유가 없습니다.

다.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1) 대통령은 여당의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행정권을 총괄하는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공익실현의 의무가 있는 헌법기관이고, 지난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한 국민 일부나 정치적 세력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로서 조직된 공동체의 대통령이고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므로,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의 범위를 초월하여 국민 전체에 대하여 봉사함으로써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가 있는 것입니다.

(2)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대통령의 지위는 선거와 관련하여 공정한 선거관리의 총책임자로서의 지위로 구체화되고, 이에 따라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4호에서는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추천과 지원을 통하여 선거에 의하여 선출되는 정무직 공무원이라거나 대통령에게 정치활동과 정당활동이 허용되어 있다는 사실도 선거에서의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부인하는 논거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3) 대통령이 선거에 있어서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요청은 대통령의 정치활동 금지나 정당정치적 무관심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대통령이 정치인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경우에도 대통령직의 중요성과 자신의 언행의 정치적 파장에 비추어 그에 상응하는 절제와 자유를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 및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지위에서 직무를 수행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정당정치적 의견표명을 삼가야 하며, 나아가 대통령이 정당인이나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국가기관인 대통령의 신분에서 선거관련 발언을 하는 경우에는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의무의 구속을 받게 됩니다.

(4) 이상의 이유도 귀 재판소의 대통령탄핵사건(위 헌법재판소 2004. 5. 14. 2004헌나1)에서 청구인 본인에게 판단하였던 것으로서, 국민에 의하여 선출되어 국가공무원법상 정치활동이 인정된 정무직공무원인 대통령이 공직선거법 제9조에 의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약당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였다거나, 위 조항의 선거중립의무 위반여부는 대통령이 지위나 권한을 남용해 부당하게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했느냐 여부로 한정하여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그 이유가 없습니다.

나아가 위 조항은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라는 청구인의 주장도 그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청구인이 내세우는 정치적 표현에 관한 기본권이, 관권선거의 폐해를 반성하고 공무원의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배제함으로써 공정한 선거관리를 통한 진정한 민주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위 공직선거법 제9조의 입법목적 보다 결코 우월할 수 없고, 이러한 위 입법목적에 비추어 위 조항이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라. 공직선거법 제9조의 위반여부

(1) 귀 재판소의 대통령탄핵사건(위 헌법재판소 2004. 5. 14. 2004헌나1)에서는, 선거에 임박한 시기이기 때문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어느 때보다도 요청되는 때에, 공정한 선거관리의 궁극적 책임을 지는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하여 대통령직의 정치적 비중과 영향력을 이용하여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은,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로써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것이므로, 선거에서의 중립의무에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2) 청구인의 이 사건 선거관련 발언 내용은,

① 2007. 7. 2. 참여정부평가포럼 강연에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생각하니 좀 끔찍하다”면서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소속 대선주자들의 공약을 비판하였고,

② 7. 8. 원광대 특강 발언에서는 “이명박씨 감세론에 절대로 속지 말라”, “선거법은 세계에서 유례 없는 위선적인 제도”라고 하여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비판하면서 자신에 대한 피청구인의 선거법 위반결정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였으며,

③ 7. 15.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는 “나는 열린우리당에서 선택된 후보를 지지한다, (범여권의) 단일화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내가 갈 길이다”는 내용 등입니다.

(3) 이와 같은 청구인의 이 사건 선거관련 발언 내용은, 연말에 실시되는 대통령선거가 사회적 관심사로 된 이후 특정인이 상대 정당의 후보자로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고 그 특정인이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등록까지 마친 상황에서, 참평포럼 강연, 원광대 특강,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하는 특정인을 폄훼하고 특정 정치세력 또는 정당이 집권하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인 취지의 발언을 하였던 것이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과 함께 선거전략 등에 대하여도 언급하였던 것입니다.

(4) 그러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선거관련 발언은 대통령 선거 6개월 전에 행하여진 것이라고 하여도 그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분명하고, 공정한 선거관리의 궁극적 책임을 지는 대통령이 강연 및 인터뷰 등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하여 대통령직의 정치적 비중과 영향력을 이용하여 특정 정당과 후보자를 비판하는 발언을 한 것은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로써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것이므로, 선거에서의 중립의무에 위반한 것이 명백하다고 할 것이고, 피청구인의 이 사건 조치에 대하여 다투면서 청구인이 내세우는 제반 주장은 어느모로 보아도 그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4. 대통령의 헌법준수 의무 위반

가. 우리 헌법의 정신에 의한다면, 대통령은 국민 모두에 대한 법치와 준법의 상징적 존재이므로,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실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뿐만 아니라, 법을 준수하여 현행법에 반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며, 나아가 입법자의 객관적 의사를 실현하기 위한 모든 행위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행정부의 법존중 의무와 법집행 의무는 행정부가 위헌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법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입니다.

나. 따라서 대통령이 현행 공직선거법 제9조의 규정이 지금의 정치현실에 맞지 않는다거나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면서 법률의 합헌성과 정당성에 대해 대통령의 지위에서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할 의무와 부합하지 않고, 법률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모든 공직자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대통령의 이러한 언행은 법률을 존중하고 준수하여야 하는 다른 공직자의 의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국민 전반의 준법정신을 저해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등 법치국가의 실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입니다.

다. 특히 청구인은 자신의 대통령 탄핵사건 이전에도 피청구인으로부터 동일한 사유인 선거중립의무 위반행위로 인하여 경고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귀 재판소에서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현행법의 정당성과 규범력을 문제삼은 행위는 법치국가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자,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에 위반한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를 받았던 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자신에게 공직선거법 준수를 촉구한 헌법기관인 피청구인의 이 사건 조치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다가, 대부분 언론의 비판을 무릅쓰고 결국 이 사건 헌법소원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라. 그러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소원은, 자신의 기본권 침해를 구제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임기말 개헌논의, 기자실 통폐합 등 일련의 헌법파괴적 행태와 함께 임기말 레임덕 현상과 정치적 열세를 만회하거나 집권연장을 꾀하고자 하는 등의 정략적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부정당한 의도하에 제기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아울러 청구인은 “그놈의 헌법”이라고 하여 헌법을 폄하하였던 바와 같이,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하여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을 부인하거나 그 기능을 정지하고자 할 의사고 표출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청구인의 이러한 헌법소원 제기는 청구인으로 하여금 대통령 직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더 이상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여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경우로서, 귀 재판소에서 판단하였던 대통령의 탄핵을 정당화하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

5. 맺는 말

그렇다면 청구인이 제기한 이 사건 헌법소원은 청구 주체나 대상에 있어 부적법할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귀 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사건 결정을 통하여 이미 사법적 판단이 내려졌던 공직선거법 제9조 소정의 공무원 및 행위 해당여부 및 위헌성 등을 또 다시 문제삼아 헌법소원까지 제기하는 것으로서, 귀 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사건 결정 이후에 그 결정의 논리적 내지 현실적 근거가 된 사실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없고, 지금에 이르러 이를 달리 판단하여야 할 다른 사정변경도 있을 여지도 없습니다. 따라서 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소원은 선거에의 중립의무를 위반한 대통령이 제기한 것으로서, 헌법원리인 법치주의의 정신에 반하고 헌법준수의무 등을 저버린 것으로서 즉각 배척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에 토대를 둔 헌법질서와 실질적 법치주의 원리를 실현할 것을 목적으로 2005. 1. 25. 창립된 변호사단체로서(약칭: 시변, 현 회원수 605명, 운영위원 58명), 법치주의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자 헌법준수의무를 저버린 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소원에 대하여 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변호사단체라는 이해관계인의 지위에서 본 의견서를 제출합니다.

2007.  9.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강훈, 이석연 변호사

헌법재판소 제3지정재판부 귀중